[천자 칼럼] 우즈 부활시킨 '고려 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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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 논설위원
![[천자 칼럼] 우즈 부활시킨 '고려 잔디'](https://img.hankyung.com/photo/201808/AA.17519495.1.jpg)
이번 경기가 열린 미국 미주리주 벨러리브 골프장의 페어웨이 잔디는 조이시아(Zoysia)라는 종(種)이다. 미국 언론들은 “매우 촘촘하고 양탄자와 같은 이 잔디는 마치 티에 꽂아 놓고 공을 치는 느낌을 준다. 잔디가 좋기 때문에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맘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잔디가 미국에 더 많았다면 타이거 우즈가 더 많이 우승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말도 전했다.
이렇게 화제를 모은 조이시아 잔디의 ‘고향’이 한국이란다. 한국의 들잔디를 일본 농학자가 일제강점기에 ‘조이시아 자포니카(Zoysia Japonica)’라는 학명으로 발표한 뒤 세계에 퍼지게 됐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이 잔디를 ‘고려 잔디’로 부른다. 미국 텍사스에서 품종을 개량,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코스에 심은 데 이어 미국 골프장들에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개량된 조이시아 잔디는 국내에서는 아직 보기 어렵다.
‘조이시아’는 한지형과 난지형 잔디의 장점을 동시에 지닌 잔디로 물 사용량도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한다. 원래 한국 들잔디는 생장 속도가 느리고 추워지면 금세 누렇게 변하지만, 조이시아는 품종 개량으로 이런 단점도 상당 부분 보완했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