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반달리즘 우려 연방정부 청사 등 공공건물 경계 강화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농민 수천 명이 수도 브라질리아를 향해 행진을 강행하면서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농민단체인 '토지 없는 농촌 노동자운동(MST)' 회원 5천여 명은 지난 11일(현지시간)부터 룰라 전 대통령 석방과 대선 출마 허용을 촉구하며 거리투쟁에 나섰다.

농민들은 브라질리아에서 50∼60㎞가량 떨어진 3개 지점에 모여 각각 행진을 시작했으며, 14일 브라질리아에 집결할 예정이다.
브라질 농민 수천명 수도 브라질리아로 행진… 룰라 석방 촉구
13일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당국은 농민들이 연방정부 청사를 비롯한 공공건물에 난입해 반달리즘(공공기물 파괴 행위) 행태를 보일 것에 대비해 경계를 강화했다.

브라질리아에서는 MST 회원 7명이 2주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이들은 행진을 마친 농민들과 함께 대규모 집회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 전 대통령이 속한 좌파 노동자당(PT)은 경찰과의 충돌로 농민들이 대거 연행·기소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당국에 과잉대응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브라질 농민 수천명 수도 브라질리아로 행진… 룰라 석방 촉구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등 부패행위와 돈세탁 등 혐의로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올해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4월 7일 남부 쿠리치바 시에 있는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선거법 전문가들은 룰라 전 대통령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2010년에 만들어진 법령인 '피샤 림파'(Ficha Limpa: 깨끗한 경력)가 적용돼 피선거권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피샤 림파'는 형사 범죄로 처벌을 받았거나 처벌을 피하려고 공직을 사퇴한 사실이 인정되는 정치인의 선거 출마를 엄격하게 제한하도록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