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공단에 있는 에스에스오트론(대표 신계철)은 반도체 후공정 장비인 로더언로더 두 대를 일본 반도체 부품 생산업체인 제이디바이스에 수출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제이디바이스는 직원 4500명이 넘는 일본 반도체업계 중견회사다.

수출 제품은 반도체 소자(리드 프레임)를 다른 설비에 투입해주고, 공정이 끝나면 자동으로 옆으로 이동해 적재해주는 장비다. 신계철 대표는 “제품 한 대 가격이 3500만원에 불과하지만 장비 도입에 까다로운 일본 회사에 공급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대당 3억원이 넘는 반도체 검사장비 에이오아이(AOI)와 반도체 부품 선별 장비인 피엔피(PNP) 납품을 추진하기로 했다.

신계철 대표가 인천 부평공장에서 반도체 후공정 장비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강준완 기자
신계철 대표가 인천 부평공장에서 반도체 후공정 장비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강준완 기자
이 회사는 지난달 30일 필리핀 마닐라 인근에 있는 반도체 부품 생산회사 앰코에 대당 3억5000만원 하는 트림폼시스템을 수출했다. 트림폼시스템은 반도체 소자의 끝부분을 잘라내거나 손질하는 데 사용하는 장비다. 에스에스오트론은 2009년부터 중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등 5개국에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92억원 중 30%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이 회사의 후공정 장비는 경력 25년 이상의 숙련된 기술자들이 만들어낸다. 장비 정밀도에 따라 부품 완성도가 달라질 수 있어 경력이 중요하다. 전체 직원 43명 중 10명이 정밀기계 가공분야에서 25년 이상 종사한 엔지니어들이다.

이 회사는 매년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해 메모리카드 자동 포장장치, 반도체 소자의 비전검사 방법 등 관련 특허 10개를 보유하고 있다. R&D 인력은 전체 직원의 35%인 15명이다. 납품일 준수도 이 회사의 경쟁력이다. 일본에 수출한 로더언로더 제품도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선박수송을 포기하고 운송비가 일곱 배나 비싼 비행기로 배송했다.

신 대표는 1980년 충남 논산시에 있는 논산공고를 졸업하고 20여 년간 반도체 회사에서 기계가공 기술을 익힌 뒤 2006년 회사를 창업했다. 그는 “올해 안에 수출시장을 미주와 유럽으로 넓혀 매출 2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