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이 '10년 무상보증' 내세운 까닭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이 10년 무상보증 등 파격적인 애프터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부각시키는 것은 물론 차별화된 애프터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치과용 영상기기 전문기업 바텍은 주요 제품의 핵심 부품을 10년 동안 무상으로 수리·교체해주는 ‘10년 품질 보증 정책’을 지난 6월 도입했다. 독일 시로나, 핀란드 플란메카 등 세계 1, 2위 업체들의 무상 보증기간(2~5년)보다 2배 이상 길다. 바텍은 파격 보증 방침을 통해 세계 3위에서 선두주자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대상 제품군은 그린 스마트를 비롯한 저선량 엑스레이 제품군인 ‘그린 시티(CT)’다. 전체 매출의 63%를 차지하는 3차원(3D) 진단장비 가운데 절반 이상이 그린 시티에서 나온다. 정책 시행 뒤 바뀐 품질보증 혜택을 받기 위해 이 제품을 구매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저선량 엑스레이 수요가 많은 북미 유럽 등에서 그린 시티의 인기가 높은데 품질 보증 혜택까지 더해져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저 의료기기 업체 원텍(사진)도 지난 6월 품질 보증 기간을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했다. 1000억원 규모의 피부 레이저 기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루트로닉을 압도하기 위한 전략이다. 고객 요청이 없어도 판매한 장비를 자발적으로 무상 점검해주는 비포서비스(BS)도 오는 20일 시작해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할 예정이다. 김정현 원텍 대표는 “설립 초기부터 지역별로 장비를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BS를 시행해왔다”고 했다.

엑스레이 제조업체 디알젬은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애프터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있다. 2007년 IT 기반의 제너레이터를 개발한 뒤 원격으로 엑스레이 장비를 점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너레이터는 장비에 전원을 공급하는 주요 장치다. 원격 제어 프로그램으로 제너레이터의 상태를 확인하고 조작할 수 있어 비싸고 무거운 장비를 옮길 필요가 없다. 원격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때는 현지에 기술자를 파견한다. 디알젬 관계자는 “우리가 만든 제품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