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우 나노 사장 "제자들 일자리 마련 위해 대학실험실서 창업… 이젠 글로벌 기업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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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Success Story
김낙훈의 기업인 탐구
외환위기 여파로 창업나선 교수
케임브리지 나온뒤 경상대 교수로
'번듯한 일자리 만들자' 팔 걷어
1999년 대학 실험실서 창업
미세먼지 제거 탈질촉매 개발
벤처붐 꺼지며 자금조달 난항
"강의 끝나면 돈빌리러 전전했죠"
국내사업 발판으로 글로벌 진격
2014년 中 촉매 원료공장 준공
2015년 스페인 베어링공장 인수
3각축으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
"최근 유상증자로 128억
인도·동남아·유럽 등 시장 공략"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김낙훈의 기업인 탐구
외환위기 여파로 창업나선 교수
케임브리지 나온뒤 경상대 교수로
'번듯한 일자리 만들자' 팔 걷어
1999년 대학 실험실서 창업
미세먼지 제거 탈질촉매 개발
벤처붐 꺼지며 자금조달 난항
"강의 끝나면 돈빌리러 전전했죠"
국내사업 발판으로 글로벌 진격
2014년 中 촉매 원료공장 준공
2015년 스페인 베어링공장 인수
3각축으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
"최근 유상증자로 128억
인도·동남아·유럽 등 시장 공략"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실험실에서 창업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창업가들의 꿈이다. 하지만 이를 이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엔 기술개발 상품화 시장진입 자금조달 인력확보 등 수많은 요소가 적절하게 결합되고 선순환돼야 한다. 한두 가지만 어긋나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탈질촉매 업체 나노는 창업→기술개발→상용화→시장진입→후발시장 기술이전이라는 성장 단계를 하나씩 밟아가고 있다.
인도 미디어인 ‘이코노믹타임스 에너지월드’는 지난 6월28일자 인터넷판에 “인도의 발전설비 기업인 BHEL이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한국 기업인 나노로부터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BHEL은 인도 최대 발전설비 기업이다. 종업원이 3만 명이 넘는 거대 기업이 자국의 대기오염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직원 60명인 한국 중소기업의 기술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선진국인 독일 일본 등의 기술을 도입하지 않고 나노를 택한 것은 그만큼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경북 상주에 본사를 둔 나노(사장 신동우·58)는 탈질촉매를 제조하는 업체다. 탈질촉매는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제품이다. 이 회사는 이번 기술수출 계약에 따라 기술이전료 165만달러와 함께 앞으로 10년간 촉매 필터로부터 생기는 매출의 2.7%를 로열티로 받게 됐다.
나노는 내년에 창업 20년을 맞는다. 이 회사는 제자들의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설립한 특이한 업체다. 창업자인 신동우 사장은 한양대 공대, KAIST를 나온 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을 지냈다. 영국 국비장학생으로 케임브리지대에서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국립경상대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세계적인 논문 100여 편을 발표했을 정도로 유명한 학자였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여파로 제자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내가 직접 번듯한 일자리를 만들어주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1999년 4월 창업했다. 창업공간은 대학 실험실이었다.
미세먼지의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탈질촉매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2000년 상용 생산을 위해 공장을 건설했다. 이 과정에서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벤처붐이 꺼져가면서 자금조달이 쉽지 않았다. 강의가 끝나면 돈 빌리러 금융회사를 전전했다. 공장에 화재까지 발생해 이중고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제자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사업에서 멈추지 않았다. 글로벌화에 나서 2014년 중국에 촉매원료 공장을 준공했다. 2015년엔 스페인의 자동차용 베어링 공장을 인수한 뒤 지난해 신공장을 건설했다. 이 회사의 전략은 한국과 중국 스페인 공장을 삼각축으로 삼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별로 역할을 분담했다. 국내에서는 신제품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국내 주력 사업인 촉매 필터 매출은 발전 분야 70%, 조선 분야 20%, 산업 분야 10% 순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국내 공급이 80%, 해외가 2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수요는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 규제 강화로 기존의 화력 발전 분야뿐 아니라 일반 산업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신 사장은 요즘 신제품 촉매 필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일반 산업체에도 질소산화물 배출부과금 부과를 추진 중이어서 앞으로 산업용 탈질설비 및 촉매 필터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생산 중인 허니콤형 촉매는 선박 엔진용으로, 평판형 촉매는 화력발전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촉매 필터는 무겁고 부피가 커 일반 공장의 협소한 공간에 설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가 구상 중인 신형 탈질촉매는 기존 제품보다 가벼울 뿐 아니라 가스 접촉 단면적이 넓어 좁은 공간에 쉽게 설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신 사장은 “올 하반기 산업 분야 탈질설비에 시험 설치해 성능을 평가한 뒤 내년 상반기 대량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제품을 설치하기 위해 지난 7월 산업체 탈질설비 시공 전문 업체인 나노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탈질촉매 필터 제조뿐 아니라 중소형 산업분야의 탈질설비를 제작·설치하는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해외시장 개척은 인도뿐 아니라 유럽과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서도 활발하다. 2016년 유럽 최대 보일러업체인 폴란드 라파코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폴란드 화력발전시장에 탈질촉매를 공급하고 있다.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유럽 시장을 겨냥해 촉매필터 재생기술 이전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올해 관련 설비를 폴란드에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 6일에는 베트남 화력발전소에 100만달러 이상의 탈질촉매 공급 계약을 했으며 연내 전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신 사장은 “이번 첫 번째 베트남 공급 계약을 통해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베트남의 화력 발전시장에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페인에선 올 하반기 추가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나노의 자회사인 스페인의 나노오토모티브에선 자동차용 휠베어링 부품을 생산 중이다. 합작사인 일본 소지쓰상사(지분 35%)와 공동으로 출자해 휠베어링용 ‘차세대 베어링 부품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신 사장은 “이들 제품은 유럽 및 일본계 완성차 고객에 공급하게 된다”며 “소지쓰상사를 통해 일본의 기술과 자본을 추가 유치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쿤밍에 있는 중국 공장에는 기존 생산제품인 촉매원료보다 가격이 50%가량 비싼 ‘고순도 원료’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 원료로 쓰일 수 있다.
사업 확장을 위한 실탄도 확보했다. 올 6월 말 유상증자를 통해 128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신 사장은 “이 자금은 주로 나노의 신제품 생산시설, 중국의 고순도 원료 생산 설비, 스페인의 차세대 베어링 부품 생산라인 구축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창업 이후 일관되게 원료 및 소재 원천기술에 집중해 탈질촉매 분야에서 국내 1위 업체로 성장했고 관련 분야의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며 “이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73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계획된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해 지속적으로 성장엔진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 미디어인 ‘이코노믹타임스 에너지월드’는 지난 6월28일자 인터넷판에 “인도의 발전설비 기업인 BHEL이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한국 기업인 나노로부터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BHEL은 인도 최대 발전설비 기업이다. 종업원이 3만 명이 넘는 거대 기업이 자국의 대기오염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직원 60명인 한국 중소기업의 기술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선진국인 독일 일본 등의 기술을 도입하지 않고 나노를 택한 것은 그만큼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경북 상주에 본사를 둔 나노(사장 신동우·58)는 탈질촉매를 제조하는 업체다. 탈질촉매는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제품이다. 이 회사는 이번 기술수출 계약에 따라 기술이전료 165만달러와 함께 앞으로 10년간 촉매 필터로부터 생기는 매출의 2.7%를 로열티로 받게 됐다.
나노는 내년에 창업 20년을 맞는다. 이 회사는 제자들의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설립한 특이한 업체다. 창업자인 신동우 사장은 한양대 공대, KAIST를 나온 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을 지냈다. 영국 국비장학생으로 케임브리지대에서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국립경상대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세계적인 논문 100여 편을 발표했을 정도로 유명한 학자였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여파로 제자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내가 직접 번듯한 일자리를 만들어주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1999년 4월 창업했다. 창업공간은 대학 실험실이었다.
미세먼지의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탈질촉매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2000년 상용 생산을 위해 공장을 건설했다. 이 과정에서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벤처붐이 꺼져가면서 자금조달이 쉽지 않았다. 강의가 끝나면 돈 빌리러 금융회사를 전전했다. 공장에 화재까지 발생해 이중고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제자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사업에서 멈추지 않았다. 글로벌화에 나서 2014년 중국에 촉매원료 공장을 준공했다. 2015년엔 스페인의 자동차용 베어링 공장을 인수한 뒤 지난해 신공장을 건설했다. 이 회사의 전략은 한국과 중국 스페인 공장을 삼각축으로 삼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별로 역할을 분담했다. 국내에서는 신제품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국내 주력 사업인 촉매 필터 매출은 발전 분야 70%, 조선 분야 20%, 산업 분야 10% 순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국내 공급이 80%, 해외가 2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수요는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 규제 강화로 기존의 화력 발전 분야뿐 아니라 일반 산업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신 사장은 요즘 신제품 촉매 필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일반 산업체에도 질소산화물 배출부과금 부과를 추진 중이어서 앞으로 산업용 탈질설비 및 촉매 필터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생산 중인 허니콤형 촉매는 선박 엔진용으로, 평판형 촉매는 화력발전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촉매 필터는 무겁고 부피가 커 일반 공장의 협소한 공간에 설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가 구상 중인 신형 탈질촉매는 기존 제품보다 가벼울 뿐 아니라 가스 접촉 단면적이 넓어 좁은 공간에 쉽게 설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신 사장은 “올 하반기 산업 분야 탈질설비에 시험 설치해 성능을 평가한 뒤 내년 상반기 대량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제품을 설치하기 위해 지난 7월 산업체 탈질설비 시공 전문 업체인 나노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탈질촉매 필터 제조뿐 아니라 중소형 산업분야의 탈질설비를 제작·설치하는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해외시장 개척은 인도뿐 아니라 유럽과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서도 활발하다. 2016년 유럽 최대 보일러업체인 폴란드 라파코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폴란드 화력발전시장에 탈질촉매를 공급하고 있다.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유럽 시장을 겨냥해 촉매필터 재생기술 이전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올해 관련 설비를 폴란드에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 6일에는 베트남 화력발전소에 100만달러 이상의 탈질촉매 공급 계약을 했으며 연내 전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신 사장은 “이번 첫 번째 베트남 공급 계약을 통해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베트남의 화력 발전시장에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페인에선 올 하반기 추가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나노의 자회사인 스페인의 나노오토모티브에선 자동차용 휠베어링 부품을 생산 중이다. 합작사인 일본 소지쓰상사(지분 35%)와 공동으로 출자해 휠베어링용 ‘차세대 베어링 부품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신 사장은 “이들 제품은 유럽 및 일본계 완성차 고객에 공급하게 된다”며 “소지쓰상사를 통해 일본의 기술과 자본을 추가 유치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쿤밍에 있는 중국 공장에는 기존 생산제품인 촉매원료보다 가격이 50%가량 비싼 ‘고순도 원료’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 원료로 쓰일 수 있다.
사업 확장을 위한 실탄도 확보했다. 올 6월 말 유상증자를 통해 128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신 사장은 “이 자금은 주로 나노의 신제품 생산시설, 중국의 고순도 원료 생산 설비, 스페인의 차세대 베어링 부품 생산라인 구축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창업 이후 일관되게 원료 및 소재 원천기술에 집중해 탈질촉매 분야에서 국내 1위 업체로 성장했고 관련 분야의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며 “이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73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계획된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해 지속적으로 성장엔진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