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력으로 사생활 논란 잠재운 ★ 이병헌·이진욱·박시후
배우는 연기로 말한다. 사생활이든, 실제 모습이 어떻든 브라운관 속에서 이같은 명제를 입증하고 있는 배우가 있다. 이병헌, 이진욱, 박시후의 이야기다. 자신의 커리어를 송두리째 도루묵으로 만들어 버린 사건·사고를 뒤로하고 성공적으로 안방극장에 복귀한 이들의 활약상을 짚어봤다.

◆ "우리는 이병헌 아닌 '유진 초이'에 반했다"
연기력으로 사생활 논란 잠재운 ★ 이병헌·이진욱·박시후
충무로에서 유일무이한 존재감으로 열연했던 이병헌은 2015년 사생활 논란으로 연기 인생 최대 고비를 겪었다.

걸그룹 글램의 김시원(다희), 모델 출신 이지연은 이병헌에게 술자리 중 음담패설을 하는 동영상을 찍었다며 50억을 달라고 협박했다. 이에 이병헌이 고소하자 이지연은 그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계획적인 범행이라고 판단했다.

사건이 종료된 후 이병헌은 아내인 이민정과 대중에게 사과했다. 그는 '협녀' 제작보고회에서 "큰 실망감이 몇 번의 사과나 시간으로 결코 채워지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이후 이병헌은 영화 '내부자들', '마스터', '싱글라이더', '남한산성', '그것만이 내 세상', 할리우드 영화 '미스컨덕트, '매그니피센트 7' 등에 출연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의 이름 뒤엔 50억 협박 사건의 주인공이라는 꼬리표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사건 3년 뒤, 이병헌은 이제 '유진 초이'라는 이름으로 분했다. '아이리스' 후 9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인 tvN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서다.

‘미스터 션샤인’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이병헌은 이 작품에서 노비의 아들로 자신의 삶을 피해 미국으로 가 조선에 돌아온 미 해병대 장교 '유진 초이' 역을 연기했다.

그는 김은숙 작가 특유의 독특한 대사 톤을 살리고, 눈빛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고애신(김태리)와의 가슴 미어지는 애정신부터 퉁명스러운 듯 던지는 개그는 드라마의 재미를 배가 시킨다.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이병헌은 그동안의 이미지를 말끔히 씻어버리고 '유진 초이'로 대중의 뇌리에 새겨지게 됐다. 이병헌이 출연하는 '미스터 션샤인'은 매주 토, 일 밤 9시 tvN에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 '나인' 영광 어게인…장르물 참 잘해, 이진욱
연기력으로 사생활 논란 잠재운 ★ 이병헌·이진욱·박시후
2013년 '나인:아홉 번의 시간 여행'은 많은 이들의 인생 드라마로 기억되고 있다. 주연 배우 이진욱 또한 이 작품을 통해 연기력과 흥행력을 인정받았다.

상승세를 타고 드라마 '삼총사', '너를 사랑한 시간', '굿바이 미스터 블랙' 으로 활약하던 이진욱의 인생에 주홍글씨를 남기게 된 사건이 있었다.

2016년 7월 이진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A씨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진욱은 무고 혐의로 A씨를 맞고소했다.

경찰은 이진욱에 대해 '혐의없음'이라고 판단했고, A씨는 무고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게 된다.

당시 재판부는 이진욱의 폭행과 협박에 의한 성관계라는 A씨의 진술보다 쌍방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는 이진욱의 진술이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후 이진욱은 드라마 '리턴'을 통해 안방극장에 복귀했고, 날 선 연기력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11일부터는 OCN '보이스2'로 돌아왔다. 극 중 탁월한 통찰력을 지녔지만 사회성 제로의 냉혈한이자 사이코패스 형사 도강우 역을 맡았다.

이진욱은 방영 초부터 캐릭터에 온전히 녹아들며 강권주 팀장(이하나)과의 공조 수사를 시작한 상태다. '보이스2'는 매주 토, 일 밤 10시 20분 OCN에서 방송된다.


◆ 박시후, '황금빛 내 인생'→'러블리 호러블리'로 공중파 2연타
연기력으로 사생활 논란 잠재운 ★ 이병헌·이진욱·박시후
지난 3월 45.1%라는 공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황금빛 내 인생'의 중심에는 박시후가 있었다. 그는 '청담동 앨리스' 이후 5년 만의 작품에서 성공적인 복귀 신고식을 치렀고, 이제 '러블리 호러블리'로 2연타석에 도전한다.

한류 스타로 화려한 연예계 생활을 했던 박시후의 긴 공백기는 연예인 지망생과의 소송 사건 탓이었다.

2013년 박시후는 연예인 지망생 A양, 후배 B와 술을 마신 뒤 그의 집에서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당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박시후는 관계를 맺은 것은 맞지만 강제성은 없었다면서 무고죄로 맞고소했다.

사건은 3개월 만에 종결됐다. A씨가 박시후 후배 B씨와 나눈 메시지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A씨는 고소를 취하했고 박시후 측도 맞고소를 취하하며 사건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박시후에 대해 대중은 '파렴치범'이라는 인식이 자리잡히게 됐다. '공주의 남자', '청담동 앨리스' 등으로 귀공자 이미지를 어필하며 국내를 넘어 일본, 중국으로 활약했던 그는 결국 국내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이후엔 중국 시장에 집중했다. 중국영화 '향기', '사랑후애' 등을 선보였다. 지난해 OCN '동네의 영웅'을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황금빛 내 인생'을 통해 자신의 저력을 공고히했다.

자신감을 얻은 박시후는 KBS 2TV '러블리 호러블리'를 통해 호러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했다.

'러블리 호러블리'는 하나의 운명을 나눠 가진 두 남녀가 톱스타와 드라마 작가로 만나면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들을 그린 호러맨틱(호러+로맨틱) 코미디다.

박시후는 극 중 뭘 해도 되는 우주 대스타 필립을 맡아 묵직한 이미지를 벗고 능청스러운 연기로 시종일관 하드캐리한다.

특히 괴한 앞에 비닐봉지 복면을 쓰고 등장해 맞서거나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의자에 끼어 옴짝달싹 못 하는 모습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박시후의 또 다른 매력을 십분 드러내며 큰 웃음을 자아냈다. '러블리 호러블리'는 매주 월, 화 밤 10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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