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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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업계가 LTE(롱텀에볼루션) 원가보상률 공개를 앞두고 긴장하는 모양새다. LTE 원가보상률 공개가 통신비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원가보상률이 100%를 넘으면 통신비 인하 이력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원가보상률 공개가 5G(5세대 이동통신) 통신비 인상의 근거가 될 수 있단 지적이다.

16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참여연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로부터 LTE 통신비 산출근거 자료를 받아 원가보상률을 분석 중이다. 다만 당초 예상보다 분석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로부터 받은 자료들 중 누락된 부분이 많다는 게 참여연대 측의 설명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과기정통부로부터 정보를 넘겨받아 LTE 원가보상률을 분석중이다"며 "분석이 늦어지고 있는데, 이유는 분석에 필요한 자료들이 누락된 것이 많고 공개된 자료들 중에도 통계나 표가 삭제된 것이 많아서다. 누락된 정보들에 대해서는 사실확인 중이고, 빠르면 다음주께 분석된 자료를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원가보상률은 영업수익을 사업비용과 투자보수의 합인 총괄원가로 나눈 값이다. 원가보상률이 100%가 넘으면 투자 대비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본다. 즉, LTE 원가보상률이 100%가 넘을 경우 이동통신사가 수익을 내고 있단 얘기가 되기 때문에 통신비 인하 근거가 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역으로 생각했을 때다. 원가보상률이 100% 이하면 통신비 인상 근거가 되기도 해서다. 이는 LTE 원가보상률 공개가 통신비 인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참여연대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3G(3세대 이동통신) 원가보상률 서비스 초기 시점인 2007년 이통 3사의 원가보상률은 40% 가량이다. 망 도입 초기에는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란 얘기다. 이후 100%를 밑돌던 원가보상률은 2009년에 처음으로 118%가 된다.

이 때문에 원가보상률 공개 자체가 통신 업계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가올 5G 시대의 통신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업계는 5G에 최소 30조원이 투자될 것으로 보고 있다. 5G 서비스 초기, 투자대비 이익이 안나올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원가보상률 자체가 오히려 통신비 인상의 근거가 될수 있다.

더구나 기업의 방만 경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원가 절감을 위해 기술 혁신을 하는 것이 기업의 가치를 올리는 일인데, 원가보상률로 통신비를 판단한다는 자체가 기업의 존재 자체를 무력화 할 수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가보상률이 100%가 안되면 통신비를 올릴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며 "기업은 이익을 창출하는 곳인데, 원가보상률 자체만으로 통신비를 받는다고 한다면 방만 경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원가보상률에 따른 요금설정은 5G 요금인상을 유도할 수 있다"며 "사업비용 최소화 유인을 제거하고 선발사업자의 약탈적 요금 설정을 뒷받침하는 논리가 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