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5당 원내대표와 오찬 회동 "국회와 함께 방북…선거제 개편 강력 지지"
"여야정 상설협의체, 적어도 분기에 한 번씩 열어 협치"
"은산분리 완화, 인터넷은행 특례법으로"…"원전 속도 조절"
문 대통령 "판문점선언 국회비준 요청…朴정부때도 北석탄 반입"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다음 달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데 판문점선언에 대해 국회가 비준동의를 해주신다면 평양 정상회담에서 훨씬 더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직무대행 등 여야 5당 원내대표들과의 오찬에서 "판문점선언을 국회에서 비준동의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는데 지금까지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방문 시기와 방문단 규모·일정을 북측과 협의해야 하지만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은 국회도 함께 방북해 남북 간 국회회담의 단초도 마련했으면 하는 욕심"이라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도 판문점선언 비준동의를 평양회담 이전에 해주신다면 남북 국회회담 추진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판문점선언 비준에) 국회 역할이 중요하니 협조를 해주고, 안보와 관련해 정부에 대한 불신을 거둬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에 대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물밑 접촉이나 여러 접촉이 원활하게 되고 있고, 한미 간에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벌써 네 번째나 방북하는 것은 전례 없는 속도감이 있다는 것이라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요구와 관련해선 "석탄이나 외교 문제에 대해서 다 말씀드리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 "또 서로 인식하는 정도가 달라서 상당한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소통 노력을 기울여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산 석탄과 관련해 한미 간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고 지금 투명하게 다 공개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정부가 (북한산 석탄이라는) 그런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주장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도 제3국에서 들어온 석탄이 북한산이었다는 전례가 있다"며 "박근혜정부 때도 그런 전례가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 "판문점선언 국회비준 요청…朴정부때도 北석탄 반입"
문 대통령은 선거제 개편 논의와 관련, "국회에서 여야 간 합의로 추진될 문제라는 점을 전제하면서 개인적 생각을 말씀드린다"며 "지난 개헌안 제시 때 내용을 담았는데 비례성·대표성을 제대로 보장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 대통령 개인적으로는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제 개편은 여야 합의로 결정되는 것이고 대통령이 주도할 사안은 아니라 대통령이 너무 입장을 강하게 내면 혹시라도 국회에서 자유롭게 논의하는 데 장애가 될까 봐 망설여졌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명했다.
문 대통령 "판문점선언 국회비준 요청…朴정부때도 北석탄 반입"
문 대통령은 국회에 제안했던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가 여야 대표들과의 과거 합의에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오늘은 여야정 상설국정협의체를 분명하게 합의해 적어도 분기에 한 번씩은 개최한다든지, 필요할 때 추가로 여야 합의로 국정 협의를 한다든지 구체적 협치에 대해 합의할 수 있다면 국민께 희망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혀 합의를 이끌었다.

문 대통령은 "자영업자 대책 등 민생경제 법안,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신을 위한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 처리하겠다고 합의를 해주셨다"며 "그 합의대로 8월 임시국회에서 정말로 어려운 자영업자들에 대해 충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을 포함한 민생경제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폭염을 재난에 포함하는 재난안전법이라든지 전기요금 누진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며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신에 대해서도 뜻을 모아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은산분리 규제 완화와 관련해선 "은산분리는 돼야 한다"며 "은행법 개정이 아니라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으로 간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특정 영역인 인터넷 부분만 개혁하는 것이라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은산분리) 취지는 훼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재벌 산업자본이 무리하게 은행자본으로 들어올 여지는 차단하는 안전장치를 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일부 야당이 비판하는 탈원전 정책에 대해선 "탈원전 문제가 경제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할 것"이라며 "원전에 관한 문제는 상당히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최저임금 인상으로 좋은 것도 있지만, 실제로 피해를 받는 소상공인이 있어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며 "정부가 할 수 있는 균형을 맞추는 조치에 한계가 있으니까 국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균형을 맞추는데 협조를 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은 작년 5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이뤄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