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반도체 빼면 이익 '뒷걸음'… 日, 2년째 사상 최대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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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는 일본 vs 주저앉는 한국
2분기 상장사 실적 희비
반도체 제외한 韓 상장사 영업益 3.1% ↓
주력산업 자동차·조선 이익은 55% 급감
日 상장사 순이익 8.9조엔…27.9% 급증
2분기 상장사 실적 희비
반도체 제외한 韓 상장사 영업益 3.1% ↓
주력산업 자동차·조선 이익은 55% 급감
日 상장사 순이익 8.9조엔…27.9% 급증
한국 기업들의 이익 증가 속도는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일본 기업들은 2년 연속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며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 상장사들은 특히 ‘반도체 특수’를 누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은 주축인 ‘전·차(電·車) 군단’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호황에 올라타 맹활약하며 전체 상장사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한국, 3곳 중 1곳 ‘어닝쇼크’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분석이 가능한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5% 늘어난 44조4874억원에 그쳤다. 2분기 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3.36% 늘어난 32조4777억원에 그치며 2016년 3분기(2.76%)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호황에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반도체 기업을 제외하면 실적 부진은 더욱 도드라진다. 두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20조5802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 영업이익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3.11% 감소한 23조9072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자동차와 조선사들이 포함된 운수장비 업종의 2분기 영업이익은 55.36%나 줄었다. 실적이 시장 기대치보다 못 미쳐 ‘어닝쇼크’를 낸 상장사도 3곳 중 1곳꼴이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있는 상장사 244개 중 실제 영업이익이 추정치보다 10% 이상 낮은 기업이 82개(33.6%)에 달했다. 이 중에는 추정치 대비 영업이익이 71.3%나 낮았던 롯데쇼핑을 비롯해 대한항공(-47.0%) 한샘(-40.4%) 넷마블(-29.5%) 셀트리온(-28.0%) 현대건설(-15.7%) 등 업종 대표주가 상당수 포함됐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분기 내수가 워낙 좋지 않았던 데다 관심을 모았던 정보기술(IT) 업종마저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며 “시장에선 하반기 상장사 감익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연결재무제표 분석이 가능한 844개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 줄어든 2조43331억원에 그쳤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제약 업종의 2분기 순이익은 22.23% 급감했다.
◆도요타자동차 영업이익 19% 급증
반면 일본 상장사들은 미국 경기 호황과 엔화 약세 등 호재에 힘입어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1588개 상장사(금융회사 제외)의 순이익 합계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한 약 8조9025억엔(약 90조6639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도 16.5% 증가한 11조7225억엔(약 119조3198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기업 실적 개선은 미국 등 해외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 제조업이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일본 경제의 주축인 ‘전·차 군단’의 활약이 돋보였다. 전기 분야는 2분기 순이익이 2.7배 급증해 전 업종 가운데 이익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소니는 2분기 영업이익이 23.7% 늘어났고, 파나소닉(19.2%) 히타치제작소(12.4%) 등 주요 IT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업계는 전 업종 중 최대 규모 영업이익(1조8970억엔)과 순이익(1조3747억엔)을 거뒀다. 대표기업인 도요타자동차의 영업이익은 18.9% 급증한 6827억엔(약 6조9445억원)에 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달러당 111엔 전후로 엔화 약세가 진행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주요 수출 기업이 좋은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형주 기자/도쿄=김동욱 특파원 ohj@hankyung.com
◆한국, 3곳 중 1곳 ‘어닝쇼크’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분석이 가능한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5% 늘어난 44조4874억원에 그쳤다. 2분기 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3.36% 늘어난 32조4777억원에 그치며 2016년 3분기(2.76%)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호황에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반도체 기업을 제외하면 실적 부진은 더욱 도드라진다. 두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20조5802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 영업이익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3.11% 감소한 23조9072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자동차와 조선사들이 포함된 운수장비 업종의 2분기 영업이익은 55.36%나 줄었다. 실적이 시장 기대치보다 못 미쳐 ‘어닝쇼크’를 낸 상장사도 3곳 중 1곳꼴이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있는 상장사 244개 중 실제 영업이익이 추정치보다 10% 이상 낮은 기업이 82개(33.6%)에 달했다. 이 중에는 추정치 대비 영업이익이 71.3%나 낮았던 롯데쇼핑을 비롯해 대한항공(-47.0%) 한샘(-40.4%) 넷마블(-29.5%) 셀트리온(-28.0%) 현대건설(-15.7%) 등 업종 대표주가 상당수 포함됐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분기 내수가 워낙 좋지 않았던 데다 관심을 모았던 정보기술(IT) 업종마저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며 “시장에선 하반기 상장사 감익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연결재무제표 분석이 가능한 844개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 줄어든 2조43331억원에 그쳤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제약 업종의 2분기 순이익은 22.23% 급감했다.
◆도요타자동차 영업이익 19% 급증
반면 일본 상장사들은 미국 경기 호황과 엔화 약세 등 호재에 힘입어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1588개 상장사(금융회사 제외)의 순이익 합계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한 약 8조9025억엔(약 90조6639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도 16.5% 증가한 11조7225억엔(약 119조3198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기업 실적 개선은 미국 등 해외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 제조업이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일본 경제의 주축인 ‘전·차 군단’의 활약이 돋보였다. 전기 분야는 2분기 순이익이 2.7배 급증해 전 업종 가운데 이익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소니는 2분기 영업이익이 23.7% 늘어났고, 파나소닉(19.2%) 히타치제작소(12.4%) 등 주요 IT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업계는 전 업종 중 최대 규모 영업이익(1조8970억엔)과 순이익(1조3747억엔)을 거뒀다. 대표기업인 도요타자동차의 영업이익은 18.9% 급증한 6827억엔(약 6조9445억원)에 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달러당 111엔 전후로 엔화 약세가 진행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주요 수출 기업이 좋은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형주 기자/도쿄=김동욱 특파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