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인수후보에 의사 타진
인수 5년 만에 투자금 회수 나서
해외 PEF 지분 포함 75% 매각
한국을 비롯한 해외 매장 수가 900개에 달하는 글로벌 커피전문점 커피빈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자산운용 프라이빗에쿼티(이하 미래에셋PE) 등 사모펀드(PEF) 컨소시엄이 국내외 잠재 인수후보들에게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나섰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커피빈 본사(The Coffee Bean & Tea Leaf) 지분 75%를 보유한 미래에셋PE 컨소시엄은 모건스탠리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회사 매각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앞서 글로벌 투자자들을 상대로 커피빈 인수 의사를 묻고 최근 PEF 등 국내 잠재 인수 후보들에게 투자안내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커피전문점 등 유통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전략적 투자자(SI)들과 식음료 분야 인수 경험이 있는 재무적 투자자(FI) 등이 주요 타깃이다.
미래에셋PE는 2013년 미국 어드벤트인터내셔널, 대만 CDIB캐피털 등 해외 PEF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커피빈 본사를 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미래에셋PE는 당시 약 600억원을 투자해 이 회사 지분 20%를 갖고 있다. 이번에 5년 만에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나선 셈이다. 미래에셋PE가 글로벌 업체를 인수한 뒤 재매각하기는 골프용품업체 아쿠쉬네트에 이어 두 번째다.
커피빈은 1963년 미국에서 허버트 하이먼이 설립한 세계적인 커피전문점이다. 세계 30개 국가에서 약 9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의류 도매업체 스타럭스를 운영하는 박상배 대표가 본사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2001년 커피빈코리아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잠재 인수 후보들은 커피빈이 중국 커피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매출 증가를 통해 기업가치를 확실히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랜드그룹이 이미 한 번 커피빈으로 중국을 공략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기가 부담스럽다는 점은 매각 성사의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이랜드그룹은 2015년 커피빈 본사와 중국 독점영업권 계약을 맺고 중국에 진출했지만 스타벅스의 약진에 발목이 잡혀 2년 만에 사업을 접고 철수했다.
박 대표가 소유한 커피빈코리아도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커피빈코리아도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스타벅스가 점유율 50%를 넘기면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지난해 스타벅스는 1조2634억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투썸플레이스(2000억원), 커피빈코리아(1576억원), 할리스(1400억원) 등은 2000억원 이하의 매출에 그쳤다. 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과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 등 글로벌 PEF들이 과거 커피빈코리아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커피빈 본사와 커피빈코리아 모두 스타벅스와 비교해 앞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 여부가 매각 흥행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이동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