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뭘 만드는지 알아야…투명성 높여라" 탄원서

구글이 중국에서 중국 당국의 검열을 수용하는 검색엔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지자 구글 직원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구글 직원들은 이 계획에 대해 투명성과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하라고 촉구하는 탄원서를 내부 통신망으로 회람해 1천400명의 서명을 모았다고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이 16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구글 직원 1천400명, '中 검열 검색엔진'에 집단 반발
직원들은 탄원서에서 중국의 검열 규정을 따르려 하는 이 계획이 "시급한 도덕적, 윤리적 이슈를 제기한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윤리에 관한 정보를 인지한 상태에서 자신들의 작업, 프로젝트, 고용상태를 결정해야 하나 현재는 정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더한 투명성, 테이블 앞에서 논의하는 자리, 명백하고 개방적인 과정에 대한 약속이 시급하다"며 "구글 직원들은 우리가 무엇을 만들고 있는 것인지 알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2010년 검열과 온라인 해킹에 대한 우려로 중국에서 철수했던 구글은 중국 정부가 제한하는 웹사이트와 검색 결과를 차단하는 검색엔진을 '드래곤플라이'(Dragonfly)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는 구글의 기업 모토이자 복무규정에도 있는 '악해지지 말라(Don't be evil)' 조항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구글이 중국의 검열을 수용하면 "표현의 자유와 인터넷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면서 "인터넷 자유에 암흑의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디지털업계 인권단체인 전자프런티어재단(EFF)은 15일 "가장 염려되는 것은 투명성 부족"이라며 "구글은 중국 계획에 대해 분명하게 밝히라"고 촉구했다.

구글 직원들은 탄원서에서 앞서 군사용 인공지능(AI)기술 개발 프로젝트 논란 때 회사가 제시한 윤리 원칙이 충분치 않았다는 점이 이번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로 확실해질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지난 4월 구글 직원들은 AI를 드론 타격성능 향상에 활용하려는 미국 국방부 프로그램에 구글이 참여하는 데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으며 6월 구글은 국방부와의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그동안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나 향후 계획에 대한 '추측'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혀왔으며 이번 직원들의 탄원서에 대해서도 논평을 거부했다고 NYT와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