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회 직전 부상 낙마 아픔 딛고 주장으로 대표팀 2연패 지휘
여자하키 대표팀이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선 선수들의 손엔 유니폼 한 벌이 들려 있었다.

대회를 앞두고 부상으로 낙마해야 했던 김영란(33·인천시체육회)의 유니폼이었다.

당시 동료들의 우승과 감동의 시상식을 눈물로 지켜봤던 김영란은 부상을 딛고 다시 스틱을 잡았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직접 시상대 꼭대기에 서겠다는 각오로 투혼을 불태우고 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결전지 자카르타에서 훈련 중인 김영란은 "4년 전엔 대회 일주일을 남기고 포기해야 해서 너무 속상했다"고 회고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말썽이었다.

부상을 안고도 아시안게임을 바라보며 대표팀에서 훈련을 이어갔지만 결국 부상이 악화해 제대로 다리를 움직일 수도 없는 지경이 됐다.

"저도 마음이 아프고 다른 선수들도 아파했어요.

선수들이 제 몫까지 뛰어서 유니폼을 들고 시상대에 서겠다고 약속했는데 결국 해냈죠. 경기장에서 보면서 함께 기뻐하고 눈물 흘렸습니다.

"
부상은 심했고, 김영란은 은퇴를 택해야 했다.

은퇴 이후 고등학교에서 지도자 생활도 했지만 선수 생활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다고 했다.

선수 때보다 몸을 덜 쓰다 보니 아픈 무릎도 자연스럽게 좋아졌다.

결국 김영란은 2년도 안 돼 다시 스틱을 잡았다.

"4년 전 아픔도 있고 해서 허상영 대표팀 감독님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셨어요.

감사하게도 다시 한 번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됐습니다.

"
대표팀 맏언니가 된 김영란은 그렇게 2010 광저우 대회 이후 두 번째 아시안게임을 맞게 됐다.

8년 전엔 은메달을 합작했다.

세대교체를 이룬 여자하키 대표팀에서 주장을 맡아 2연패 도전을 이끄는 김영란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4년 전 못다 한 도전이면서 마지막 국제대회일 수도 있다.

그는 "나이를 생각하면 이번이 대표팀 마지막 도전일 것 같다"며 "마지막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 인도가 4강을 이루는 아시아 여자하키에서는 어느 팀도 우승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김영란은 "열심히 준비한 만큼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면 자연스럽게 메달이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고 자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