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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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리스크 등으로 과도하게 하락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위험에 대한 균형적 시각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 돌입하면서 9월 이후 달러 강세도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최근 조정은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훼손하지 않는 만큼 국내 주식시장에선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17일 오전 10시5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66포인트(0.34%) 오른 2248.46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코스피지수는 2250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된다는 소식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중국 상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가 미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선 데이비드 말파스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이 협상을 주도하며, 양국은 오는 22~23일 미국에서 무역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에 간밤 뉴욕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당 뉴스만으로 보호무역 우려가 당장 해소될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회담 주체들만 보더라도 기존 협상들의 류허 부총리와 윌버로스 장관 같은 최고위급이 아니라 차관급 인사들이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무역 분쟁 관련 불안감이 진정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타진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국 실물경제 쪽에서 무역분쟁 상황을 해결하려는 욕구가 일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병현 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지난주 발표된 서베이 실업률이 도시 지역 기준 5.1%, 36개 도시 기준 5.0%로 급등했고,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비 2.1%로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미국산 대두 수입 감소에 따른 가격 부담 등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을 우려해야 하는 만큼 빠른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심리가 강화됐을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경우 최근 발표된 7월 수입물가지수가 4.8%로 시장예상치(4.5%)를 상회했다. 조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높아지는 수입물가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양측 모두 2000억달러에 대한 실제 부과 등과 같은 과격한 상황은 최소한 지연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당분간 무역분쟁 관련 부담은 완화되면서 국내 증시의 저점 확인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월부터는 달러 강세는 중기적으로 진정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점을 통과 중이고, 미국의 중국 수입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부과도 현실적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미국의 철강관세 인상은 5월 발효될 예정이었으나 6월에 발효되는 등 모두 지연돼 온 만큼 2000억 달러 규모 관세 인상도 9월말 발효 예정이지만 10월말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주식시장이 과도하게 하락한 만큼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양보하는 대신 명분을 얻도록 해 갈등 타결을 모색할 가능성이 충분히 높다"며 "국내 증시의 다운사이드 변수인 미중 무역분쟁 격화 우려는 실제보다 과장되게 평가되고 있는 상황으로 글로벌 차별화 장세를 이탈한 본격적 약세장 진입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분석했다.

오 연구원도 "한국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는 단기적으로 패닉룸에 너무 많이 몰려 있다는 생각"이라며 "조금만 더 기다려 볼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