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호밀밭,일본 근현대 정신의 뿌리를 밝히는 '요시다 쇼인 시대를 반역하다"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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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근현대 정신의 뿌리, 요시다 쇼인과 쇼카손주쿠의 학생들
“조슈번이 200 년 넘게 에도막부에 가져온 반감은 19세기 서양세력의 등장과 함께 촉발된 존왕양이 사상(천황을 받들고 서양세력을 물리치자)과 융합돼 젊은 사무라이들을 움직이게 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크게 영향을 준 강력한 지도자가 바로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이었다.”(18쪽)
수많은 일본의 리더들이 존경하고 있는 일본 근대 사상의 뿌리와 같은 인물,메이지유신의 정신적 지도자로 여겨지는 사상가 ,요시다 쇼인(1830년 ~ 1858년).그를 다룬 한국 최초의 책이 나왔다.도서출판 호밀밭은 17일 ‘요시다 쇼인 시대를 반역하다-일본 근현대 정신의 뿌리, 요시다 쇼인과 쇼카손주쿠의 학생들’(저자 김세진)을 출간했다.
올해는 일본의 에도막부가 막을 내리고 메이지 정부(1868)가 들어선 지 150주년 되는 해다. 시대의 상처를 함께 아파하며 시대의 모순에 맞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인물을 만난다는 것은 국적을 떠나 무척 의미있는 일이다. 요시다 쇼인은 시대의 고민을 온몸으로 껴안고 불꽃 같이 살다가 1859년 안세이 다이코쿠년 30년의 짧은 생애를 마감했다.
책의 구성은 여는 말,요시다 쇼인을 만나러 가는 길로 시작한다.이어 에도시대와 조슈번(야마구치 현), 요시다 쇼인의 생애 ‘뜨겁게 불타오른 29년’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쇼카손주쿠, 쇼카손주쿠의 학생들 ‘일본의 새싹’, 요시다 쇼인의 짙은 그림자를 기술한 뒤 닫는말로 끝을 맺고 있다.
◆ 야스쿠니 신사와 일본 우익사상의 뿌리,일본 혼의 심장인 요시다 쇼인과 그의 제자들
일본의 극우 정치를 상징하는 아베 신조 총리는 2013년, 요시다 쇼인의 묘지를 방문해 무릎을 꿇고 참배하며 ‘쇼인 선생의 뜻을 충실하게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2016년 말 국회에서도 요시다 쇼인의 ‘이십일회맹사’ 이야기를 인용했다. 요시다 쇼인이 활동했던 야마구치 현은 현재 아베 총리의 지역구다.아베 총리의 좌우명 역시 요시다 쇼인이 그토록 강조했던 ‘지성’이다. 그의 제자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이는 근대 일본의 초대총리인 이토 히로부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처럼 중요한 인물인 요시다 쇼인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다. 그나마 ‘이토 히로부미의 스승’이며, ‘한반도를 정벌해야 한다’는 정한론(征韓論)을 집대성한 인물 정도로 알고 있을 뿐이다. 오늘날 한일 양국의 외교 마찰을 상징하는 ‘야스쿠니 신사’가 원래 요시다 쇼인 등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사실을 비롯해 그가 ‘교육의 아버지’로 불리는 페스탈로치와 동등하게 여겨지고 일본 우익사상의 아버지로도 여겨지며 독도영유권 주장과도 관련 있다는 사실 등에 대해 어둡긴 마찬가지다.
우리는 왜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요시다 쇼인에 대해 모르는 걸까? 한반도 역사와도 밀접하게 얽혀있는 그의 이름과 사상을, 그동안의 역사 수업에서 왜 한 번도 접할 수 없었던 걸까?
◆반일 감정에 가려져 있던 요시다 쇼인의 생애와 행적을 알리는 한국 최초의 책
일본에는 요시다 쇼인에 관해 다룬 책이 직간접적으로 약 1200여 종이나 발간됐다. 한국에는 그를 다룬 책이 단 한 권도 없다. 우리가 그동안 지피지기(知彼知己)를 외치면서도 감정에 사로잡혀 행동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인들은 그를 사상가이자 혁명가, 근대 이후 일본을 지배하게 되는 걸출한 인물들을 기른 교육가, 일본 전국도 부족해 목숨을 걸고 해외로 나가려 했던 호기심 많은 탐험가, 결기 넘치는 글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 문장가, 오직 일본을 위하는 마음을 지녔던 애국자, 행동으로 인간을 감화시킨 인간 등으로 기억하며 숭배한다. 메이지유신 150주년을 맞아, 우리가 그 사상적 기틀을 닦은 요시다 쇼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요시다 쇼인과 그의 학교 쇼카손주쿠에서 함께 했던 제자들의 삶을 살피며 일본과 한국의 근현대사를 더 넓고 큰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제껏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한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자신과 상대방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때 이해와 배려의 여지가 생겨나고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으며 사과, 용서, 화해 등으로 건강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역사의 주인이 되어 이끌어 갈 것인지, 아니면 남들이 만들어가는 역사의 손님이 되어 바라보고 끌려갈 것인지는 우리의 진지한 성찰과 지피지기에 달려 있을 것이다.
저작자 김세인은 일본을 제대로 배워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어제는 오늘을 비추는 거울이고 내일은 오늘 만들어가는 것이다. 일본과 건강한 관계를 맺든, 그들의 되바라진 행태에 대비하든,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비극을 막기 위해선 모든 선입견과 감정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제를 정확하게 바라보며 오늘을 비춰야 한다. 몰라서 당하는 것은 알고 당한 것보다 더 큰 죄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정말 늦은 때’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이제라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지피지기(知彼知己)해야 한다.”(213쪽)
◆ 지은이 김세진은
청년 김세진은 육군 항공장교의 아들로 태어나 전국 곳곳에서 자연과 함께 성장하고, 2007년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 2011년 67기로 졸업하며 육군 소위로 임관한 뒤에는 28사단 최전방 GOP소초장, 22사단과 1야전군사령부의 재정장교로 복무한 뒤 정든 군문을 떠나 육군 대위로 전역했다.전역 직후인 2016년 3월, 건명원(建明苑)에 입학하여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가르침을 받았고, 동양철학포럼의 젊은 연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이때부터 ‘요시다 쇼인과 쇼카손주쿠’를 연구하고자 일본어와 일본사 공부에 뛰어들어 일본 각지를 탐방하고 후지산 정상에도 발자국을 남기고 왔다.
건명원을 2기로 졸업한 뒤, 평소 스타트업에 대해 가졌던 관심을 바탕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던 중 핀테크 1세대 ㈜레이니스트에 합류했다. 지금은 뱅크샐러드 고객감동팀과 컬처팀을 함께 담당하며, 건명원의 ‘일본사, 요시다 쇼인’ 강의와 역사탐방활동을 이끌고 있다. 저서로는 육사 생도 생활 4년의 풀스토리가 담긴 『나를 외치다!』(2016)가 있고, 독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있다. ‘따로 또 같이’ 길을 걷는 동료들에게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갖고, 하루하루 꿈꾸고 도전하며 나아가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조슈번이 200 년 넘게 에도막부에 가져온 반감은 19세기 서양세력의 등장과 함께 촉발된 존왕양이 사상(천황을 받들고 서양세력을 물리치자)과 융합돼 젊은 사무라이들을 움직이게 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크게 영향을 준 강력한 지도자가 바로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이었다.”(18쪽)
수많은 일본의 리더들이 존경하고 있는 일본 근대 사상의 뿌리와 같은 인물,메이지유신의 정신적 지도자로 여겨지는 사상가 ,요시다 쇼인(1830년 ~ 1858년).그를 다룬 한국 최초의 책이 나왔다.도서출판 호밀밭은 17일 ‘요시다 쇼인 시대를 반역하다-일본 근현대 정신의 뿌리, 요시다 쇼인과 쇼카손주쿠의 학생들’(저자 김세진)을 출간했다.
올해는 일본의 에도막부가 막을 내리고 메이지 정부(1868)가 들어선 지 150주년 되는 해다. 시대의 상처를 함께 아파하며 시대의 모순에 맞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인물을 만난다는 것은 국적을 떠나 무척 의미있는 일이다. 요시다 쇼인은 시대의 고민을 온몸으로 껴안고 불꽃 같이 살다가 1859년 안세이 다이코쿠년 30년의 짧은 생애를 마감했다.
책의 구성은 여는 말,요시다 쇼인을 만나러 가는 길로 시작한다.이어 에도시대와 조슈번(야마구치 현), 요시다 쇼인의 생애 ‘뜨겁게 불타오른 29년’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쇼카손주쿠, 쇼카손주쿠의 학생들 ‘일본의 새싹’, 요시다 쇼인의 짙은 그림자를 기술한 뒤 닫는말로 끝을 맺고 있다.
◆ 야스쿠니 신사와 일본 우익사상의 뿌리,일본 혼의 심장인 요시다 쇼인과 그의 제자들
일본의 극우 정치를 상징하는 아베 신조 총리는 2013년, 요시다 쇼인의 묘지를 방문해 무릎을 꿇고 참배하며 ‘쇼인 선생의 뜻을 충실하게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2016년 말 국회에서도 요시다 쇼인의 ‘이십일회맹사’ 이야기를 인용했다. 요시다 쇼인이 활동했던 야마구치 현은 현재 아베 총리의 지역구다.아베 총리의 좌우명 역시 요시다 쇼인이 그토록 강조했던 ‘지성’이다. 그의 제자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이는 근대 일본의 초대총리인 이토 히로부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처럼 중요한 인물인 요시다 쇼인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다. 그나마 ‘이토 히로부미의 스승’이며, ‘한반도를 정벌해야 한다’는 정한론(征韓論)을 집대성한 인물 정도로 알고 있을 뿐이다. 오늘날 한일 양국의 외교 마찰을 상징하는 ‘야스쿠니 신사’가 원래 요시다 쇼인 등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사실을 비롯해 그가 ‘교육의 아버지’로 불리는 페스탈로치와 동등하게 여겨지고 일본 우익사상의 아버지로도 여겨지며 독도영유권 주장과도 관련 있다는 사실 등에 대해 어둡긴 마찬가지다.
우리는 왜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요시다 쇼인에 대해 모르는 걸까? 한반도 역사와도 밀접하게 얽혀있는 그의 이름과 사상을, 그동안의 역사 수업에서 왜 한 번도 접할 수 없었던 걸까?
◆반일 감정에 가려져 있던 요시다 쇼인의 생애와 행적을 알리는 한국 최초의 책
일본에는 요시다 쇼인에 관해 다룬 책이 직간접적으로 약 1200여 종이나 발간됐다. 한국에는 그를 다룬 책이 단 한 권도 없다. 우리가 그동안 지피지기(知彼知己)를 외치면서도 감정에 사로잡혀 행동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인들은 그를 사상가이자 혁명가, 근대 이후 일본을 지배하게 되는 걸출한 인물들을 기른 교육가, 일본 전국도 부족해 목숨을 걸고 해외로 나가려 했던 호기심 많은 탐험가, 결기 넘치는 글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 문장가, 오직 일본을 위하는 마음을 지녔던 애국자, 행동으로 인간을 감화시킨 인간 등으로 기억하며 숭배한다. 메이지유신 150주년을 맞아, 우리가 그 사상적 기틀을 닦은 요시다 쇼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요시다 쇼인과 그의 학교 쇼카손주쿠에서 함께 했던 제자들의 삶을 살피며 일본과 한국의 근현대사를 더 넓고 큰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제껏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한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자신과 상대방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때 이해와 배려의 여지가 생겨나고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으며 사과, 용서, 화해 등으로 건강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역사의 주인이 되어 이끌어 갈 것인지, 아니면 남들이 만들어가는 역사의 손님이 되어 바라보고 끌려갈 것인지는 우리의 진지한 성찰과 지피지기에 달려 있을 것이다.
저작자 김세인은 일본을 제대로 배워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어제는 오늘을 비추는 거울이고 내일은 오늘 만들어가는 것이다. 일본과 건강한 관계를 맺든, 그들의 되바라진 행태에 대비하든,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비극을 막기 위해선 모든 선입견과 감정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제를 정확하게 바라보며 오늘을 비춰야 한다. 몰라서 당하는 것은 알고 당한 것보다 더 큰 죄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정말 늦은 때’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이제라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지피지기(知彼知己)해야 한다.”(213쪽)
◆ 지은이 김세진은
청년 김세진은 육군 항공장교의 아들로 태어나 전국 곳곳에서 자연과 함께 성장하고, 2007년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 2011년 67기로 졸업하며 육군 소위로 임관한 뒤에는 28사단 최전방 GOP소초장, 22사단과 1야전군사령부의 재정장교로 복무한 뒤 정든 군문을 떠나 육군 대위로 전역했다.전역 직후인 2016년 3월, 건명원(建明苑)에 입학하여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가르침을 받았고, 동양철학포럼의 젊은 연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이때부터 ‘요시다 쇼인과 쇼카손주쿠’를 연구하고자 일본어와 일본사 공부에 뛰어들어 일본 각지를 탐방하고 후지산 정상에도 발자국을 남기고 왔다.
건명원을 2기로 졸업한 뒤, 평소 스타트업에 대해 가졌던 관심을 바탕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던 중 핀테크 1세대 ㈜레이니스트에 합류했다. 지금은 뱅크샐러드 고객감동팀과 컬처팀을 함께 담당하며, 건명원의 ‘일본사, 요시다 쇼인’ 강의와 역사탐방활동을 이끌고 있다. 저서로는 육사 생도 생활 4년의 풀스토리가 담긴 『나를 외치다!』(2016)가 있고, 독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있다. ‘따로 또 같이’ 길을 걷는 동료들에게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갖고, 하루하루 꿈꾸고 도전하며 나아가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