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영업점 증가세 전환…통폐합 마무리 단계 왔나
올해 들어 4대 은행의 국내외 영업점 수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의 통·폐합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올 상반기 영업점 수(해외점포 포함)는 지난해 말 3789개보다 9개 늘어난 3798개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말 899개에서 올 상반기 903개로, 신한은행이 894개에서 900개로 늘었다. 반면 하나은행은 국내 영업점이 776개에서 766개로 줄었지만 미얀마를 중심으로 해외 영업점을 16개 늘려 전체 영업점은 922개에서 928개로 증가했다.

4대 은행 중에는 국민은행만이 1074개에서 1067개로 점포가 소폭 감소했다.

2000년대 들어 공격적인 지점 확대에 나섰던 은행들은 2013년부터 확장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2013년에는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영업점 규모가 역성장했고 2014년부터는 연평균 110개 꼴로 줄어드는 등 감소세가 완연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비대면 온라인·모바일 뱅킹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지점을 찾는 고객들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2014년 1014개에 달했던 영업점을 3년 만에 110개 이상 줄였다. 하나은행도 2016년 56개, 2017년 82개를 줄이며 1000개가 넘던 점포가 900개 초반까지 줄었다.

이에 따라 4대은행의 전체 영업점 규모는 2012년 4243개를 정점으로 매년 줄다가 지난해엔 3789개로 5년 새 450개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3961개에서 3789개로 172개 줄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전체 영업점 수가 반등했다. 새로 문을 연 점포는 5~10개 수준으로 많지 않았지만 매년 수십 곳에 달했던 폐점 속도가 한 자릿수로 떨어지며 전체 점포는 늘어난 것이다.

신한은행은 홍익대 지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장소 등 10개를 새로 개설하고 S20홍대입구출장소 등 4개를 없앴다. 우리은행도 새로 문을 연 영업점은 국민연금공단금융센터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등 5곳에 불과했지만 폐점한 곳도 거의 없었다.

업계에서는 시중은행들의 점포 정리가 마무리되면서 개·폐점이 모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과도한 확장이나 폐점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앞으로는 은행들이 영업점을 폐쇄하려면 사전에 영향평가를 거치고 해당 영업점 고객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전망인 만큼 대규모 영업점 폐쇄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은행 지점 폐쇄절차 모범규준'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에 나선 바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폐점 속도가 늦춰졌다는 것은 부진한 점포들을 정리하는 과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뜻"이라며 "특별한 이슈가 없는 이상 현재 상태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