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가 중국에서의 생산 규모를 20%가량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한 영향으로 미국 시장 판매 여건이 악화되자 중국시장에서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도요타자동차가 총 1000억엔(약 1조147억원)가량을 투자해 중국 톈진과 광저우 공장의 생산 능력을 20%가량 늘릴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계획대로 증설이 이뤄지면 도요타의 중국 현지 생산능력은 현재 116만 대에서 140만 대 수준으로 높아진다. 도요타는 전기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V) 중심으로 생산시설을 신·증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는 올해 중국시장에서 전년 대비 9% 증가한 140만 대의 차량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회사의 주력시장은 지난해 276만 대를 판매한 북미시장이지만 중국시장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도요타뿐 아니라 일본 자동차업체 전반의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7개 자동차업체의 올 7월까지 중국시장 신차 판매는 265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5%가량 증가했다.

도요타는 북미에 8개 완성차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지 생산능력(202만 대)은 지난해 판매량(276만 대)에 크게 못 미친다. 상당수 물량을 해외 공장에서 들여와야 하는데 미국 정부가 보호주의적 태도를 강화하면서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자동차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도요타가 중국시장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