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이 본격 논의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과 종전선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초청에 오는 9월9일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18일 보도했다.

북·중 정상회담 준비 및 세부 일정 확정을 위해 약 30명 규모의 중국 정부 선발대가 먼저 평양에 입성해 북한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북한 여행사들은 북한 국내 상황 때문에 이달 11일부터 오는 9월5일까지 단체여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중국여행사들에 통지했다. 북한이 시 주석의 방북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을 낳게 했다.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찾는 것은 시 주석의 전임자이던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2005년 방북 이후 13년 만이다.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방북한 적이 없다.

시 주석의 방북이 전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비핵화 협상에는 어떤 형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북한으로서는 시 주석이 방북할 경우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최대의 우군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에 이어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에 연달아 나서며 비핵화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북한이 막상 협상 시작 후 미국에 강경히 맞설 수 있던 가장 큰 배경은 바로 중국이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최대 교역국이자 '생명줄'인 원유를 공급하는 중국과의 관계가 올해 들어 빠르게 개선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 정권 유지 자신감을 얻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중국 최고 지도자인 시 주석이 직접 북한을 방문할 경우 북한이 종전선언 등을 강력하게 제기하며 향후 협상에서 미국에 더욱 큰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

중국으로서는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 역할론'을 강력하게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최근 들어 미국에 중국을 포함한 4자 종전선언을 제안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만 비핵화 협상의 당사자인 미국은 시 주석의 방북을 탐탁치 않게 여길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강경한 태도로 비핵화 협상에 애를 먹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방북으로 북한의 태도가 고착화되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이 더욱 곤란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이 비핵화 대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중국 배후론' 발언을 수차례 하며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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