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 간음죄' 새롭게 해석해야…"강요당한 동의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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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혐의 1심 무죄 판결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학계에서는 '위력에 의한 간음' 죄를 새롭게 해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위력 간음죄 자체가 '강요당한 동의가 있었던 상황'임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피해자의 동의 여부'를 따지는 것이 유무죄의 쟁점이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류화진 영산대 법학과 교수는 지난 6월 원광대 법학연구소 학술지를 통해 발표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에 관한 다른 해석의 시도'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 1월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 폭로로 미투 운동이 본격화한 이후 업무상 위력 간음죄에 대해 법학자가 내놓은 첫 논문이다.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죄는 '하자(瑕疵) 있는 동의에 의한 간음'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률 용어에서 '하자'란 타인으로 인해 방해된 상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행해진 의사 표시 등을 일컫는다.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죄는 애초에 구성요건 자체가 '피해자의 하자 있는 의사에 의한 동의가 있을 수 있는 상황'을 전제하고, 그 동의는 위계에 의해 기망당했거나 위력에 의해 강요받은 의사이므로,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해서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면 안 된다는 게 류 교수 주장이다.
그는 "행위자(피의자)와 피해자 간의 보호감독관계가 인정되고, 위계 또는 위력 행사가 증명된다면, 피해자가 '하자 있는 동의'를 한 경우에도 범죄 성립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학설은 '피해자의 동의'가 있으면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며 "이 때문에 피의자들은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음을 주장하는데, 폭행·협박이 없었기 때문에 가해자는 '동의'의 존재를 주장하기에 매우 유리하고 피해자는 '왜 피하지 않았느냐'는 비난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여성학자들도 안 전 지사 1심 재판부가 무죄 판결의 한 이유로 '비동의 간음죄에 대한 입법·정책 미비'를 거론한 것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현행 업무상 위력 간음죄를 더 적극적으로 해석할 것을 사법부에 촉구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위력 간음죄 자체가 '강요당한 동의가 있었던 상황'임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피해자의 동의 여부'를 따지는 것이 유무죄의 쟁점이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류화진 영산대 법학과 교수는 지난 6월 원광대 법학연구소 학술지를 통해 발표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에 관한 다른 해석의 시도'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 1월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 폭로로 미투 운동이 본격화한 이후 업무상 위력 간음죄에 대해 법학자가 내놓은 첫 논문이다.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죄는 '하자(瑕疵) 있는 동의에 의한 간음'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률 용어에서 '하자'란 타인으로 인해 방해된 상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행해진 의사 표시 등을 일컫는다.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죄는 애초에 구성요건 자체가 '피해자의 하자 있는 의사에 의한 동의가 있을 수 있는 상황'을 전제하고, 그 동의는 위계에 의해 기망당했거나 위력에 의해 강요받은 의사이므로,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해서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면 안 된다는 게 류 교수 주장이다.
그는 "행위자(피의자)와 피해자 간의 보호감독관계가 인정되고, 위계 또는 위력 행사가 증명된다면, 피해자가 '하자 있는 동의'를 한 경우에도 범죄 성립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학설은 '피해자의 동의'가 있으면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며 "이 때문에 피의자들은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음을 주장하는데, 폭행·협박이 없었기 때문에 가해자는 '동의'의 존재를 주장하기에 매우 유리하고 피해자는 '왜 피하지 않았느냐'는 비난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여성학자들도 안 전 지사 1심 재판부가 무죄 판결의 한 이유로 '비동의 간음죄에 대한 입법·정책 미비'를 거론한 것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현행 업무상 위력 간음죄를 더 적극적으로 해석할 것을 사법부에 촉구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