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보고서 "미·중 의존도 높은 탓…대만 다음으로 타격 커"

미·중 통상분쟁이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확산하면 한국 경제가 대만 다음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우리나라가 입을 피해 규모는 2천600억원 정도로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9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영향 비교'에서 미·중이 상호 500억달러 상당의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양국의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한국의 GDP 감소를 연간 0.018%, 2억3천649만달러(약 2천658억원)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상호 관세로 미국과 중국의 GDP가 각각 0.1%, 0.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의 경제성장 둔화는 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경제에도 연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른 국가별 GDP 감소 규모는 대만이 0.025%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이 한국으로 0.018% 감소하고, 캐나다 0.016%, 멕시코 0.014%, 아일랜드 0.012%, 호주 0.010%, 독일 0.009% 등이 뒤를 이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 중국의 성장 둔화가 미치는 영향이 더 컸다.

한국은 GDP 감소 0.018% 중 0.014%가 중국의 성장 둔화에 따른 것이며 나머지가 미국 때문이다.

이는 한국에서 중국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하는 가공무역 비중이 높아서다.

대만과 한국, 호주, 독일 등이 중국 성장 둔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고, 캐나다와 멕시코, 아일랜드 등은 미국 성장 둔화의 영향이 더 컸다.

보고서는 "향후 미국과 중국의 경기 향방에 따라 국가별 영향이 상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만과 한국의 경우 자국 부가가치에 미·중이 고루 영향을 미치고 있어 경기 하방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분쟁이 확대·장기화할 경우 한국 수출에 더 큰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다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중국 첨단기술 확보 견제를 우리 산업의 고도화 기회로 삼고, 미국의 추가 무역제재에 대비해 유럽연합(EU), 일본 등과 통상협력을 강화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강내영 연구원은 "한국은 중장기적으로 중국과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인도, 아세안 등지로 수출시장의 외연을 확장하는 교역 채널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미·중 통상분쟁으로 한국 GDP 0.018%↓ 전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