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훈 경제부 기자)올 7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5000명에 그쳤다는 최악의 고용지표가 발표된 지난 17일. 기획재정부는 “휴가 중이던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7월 고용동향을 보고 받고 즉시 긴급경제현안간담회를 소집했다”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김 부총리가 이날 하루 여름 휴가를 쓰려고 했다가 고용지표가 나쁘게 나온 것을 보고 휴가를 반납하고 복귀했다는 얘기였습니다.



많은 기재부 공무원들은 이 소식을 듣고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통계청이 이날 7월 고용동향을 발표한 것이란 건 이미 예고된 일인데 김 부총리가 단 하루의 휴가를 하필 이날 쓴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고용동향은 매달 두번째 수요일에 발표하는 게 원칙입니다. 단 그날이 휴일일 경우 같은 주 금요일에 발표합니다. 지난 15일은 광복절이었기 때문에 17일에 발표한 것이지요. 같은 이치로 오는 10월에 발표되는 9월 고용동향은 두번째 수요일인 10일이 한글날이라 같은 주 금요일인 12일에 발표됩니다.



일년치 고용동향 발표 스케쥴은 매년 1월에 정해집니다. 지난 17일에 고용지표가 나올 것이란 게 7개월 전에 이미 정해졌단 것이지요. “일자리가 20만개 이상 나오면 광화문 광장에서 춤이라도 추겠다”던 김 부총리가 이날 고용동향이 나온다는 걸 깜빡 잊고 휴가를 쓰려고 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휴가에서 긴급 복귀했다는 ‘극적 효과’를 노렸던 것일까요. (끝) /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