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메달 안 따도 괜찮아, 다치지만 마"…펜싱 여왕 뒤 '특급 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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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남편 이동진씨 현지 응원…"'독수공방' 싫지만 도쿄 간다면 막진 못하겠죠"
"나이스! 그렇지! 지연이 잘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첫날 경기가 열린 19일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선수단과 관계자만 가득한 경기장에 유일해 보이는 한국 응원객이 눈에 띄었다.
주섬주섬 응원 현수막을 꺼내 들며 경기장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이는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 출전한 김지연(30·익산시청)의 남편 이동진(36) 씨다.
김지연의 경기가 시작되자 이씨는 마치 자신이 뛰는 것처럼 잠시도 자리에 가만 앉아있질 못했다.
"사흘 전에 왔는데 내일 오전에 촬영이 있어서 오늘 가야 해요.
끝까지 보고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개인전이라도 다 보고 싶은데…"
배우와 게임 캐스터로 활동 중인 이씨는 지난해 10월 김지연과 결혼했다.
김지연을 만나기 전엔 펜싱은 잘 알지도 못했다는 그는 아내와 호흡을 맞추는 여자 사브르 대표팀 후배들과는 남매라고 봐도 될 정도로 스스럼없이 지내고, 협회 임원 등 펜싱계 관계자들도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이었다.
이씨는 "진천 선수촌 때문에 광교로 이사한 이후 다른 선수들이 쉴 때면 우리 집에 한 번씩 놀러 와서 다들 친하다.
'동진 펜션'이라고 불릴 정도"라며 웃었다.
아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경기장에 잘 가지는 않는다는 이씨는 "이번엔 와 달라고 해서, 안 하던 말을 하기에 달려왔다"고 귀띔했다.
이어 "이번에 오기 전엔 성적이 안 나와도 좋으니 다치지만 말라고 했다.
여기서도 혹시나 신경 쓸까 봐, 제가 와서 결과가 안 좋았다는 말을 들을까 봐 거의 보지 않았다"고 전했다.
"꼭 와 달라"고 한 아내를 위해 그는 응원 현수막까지 제작하는 등 열성이다.
각종 업무 처리가 더딘 데다 독립기념일 휴일까지 겹친 현지에서 현수막을 만들 곳을 찾느라 대사관과 한인회에까지 도움을 요청했다. 아내 자랑을 해달라고 하자 "너무 착하다"며 미소를 숨기지 못할 정도로 애정이 넘치지만, 경기 얘기가 나오면 "결혼 직후에는 잘하다가 요즘에는 좀…"이라고 말할 정도로 냉철한 조언자이기도 하다.
"원래 작은 말다툼도 잘 하지 않는데, 최근에 약간 다퉜어요.
맥주 딱 한 잔 마시겠다고 해서 '만약에 결과가 좋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후회하지 않겠느냐. 후회하려면 먹으라'고 했죠. 그랬더니 답이 없더라고요.
"
이번이 마지막 아시안게임일 수도 있다고 했던 김지연의 말을 전하자 "무조건 마지막이어야 하지 않을까요"라며 이씨의 목소리가 커졌다.
10년 넘는 대표팀 생활에 부상을 달고 사는 아내가 안쓰러워서다.
이씨는 "당장 내일 그만두고 코치도 안 해도 된다고 제가 얘기했다.
운동을 그만두면 아예 아무것도 안 하고 한적한 곳 가서 한두 달 쉬다가 오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지연이 '다시 한 번만'을 외치면 막진 못할 것 같다는 게 그의 솔직한 속내다.
"아내가 앞으로 4년을 더 집에 안 들어온다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웃음) 도쿄 올림픽도 협회 분들이나 코치님들이 '좀 안 되겠느냐'며 얘기 잘해달라고 하는데… 본인이 하겠다고 한다면 도와줘야죠."
/연합뉴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첫날 경기가 열린 19일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선수단과 관계자만 가득한 경기장에 유일해 보이는 한국 응원객이 눈에 띄었다.
주섬주섬 응원 현수막을 꺼내 들며 경기장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이는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 출전한 김지연(30·익산시청)의 남편 이동진(36) 씨다.
김지연의 경기가 시작되자 이씨는 마치 자신이 뛰는 것처럼 잠시도 자리에 가만 앉아있질 못했다.
"사흘 전에 왔는데 내일 오전에 촬영이 있어서 오늘 가야 해요.
끝까지 보고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개인전이라도 다 보고 싶은데…"
배우와 게임 캐스터로 활동 중인 이씨는 지난해 10월 김지연과 결혼했다.
김지연을 만나기 전엔 펜싱은 잘 알지도 못했다는 그는 아내와 호흡을 맞추는 여자 사브르 대표팀 후배들과는 남매라고 봐도 될 정도로 스스럼없이 지내고, 협회 임원 등 펜싱계 관계자들도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이었다.
이씨는 "진천 선수촌 때문에 광교로 이사한 이후 다른 선수들이 쉴 때면 우리 집에 한 번씩 놀러 와서 다들 친하다.
'동진 펜션'이라고 불릴 정도"라며 웃었다.
아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경기장에 잘 가지는 않는다는 이씨는 "이번엔 와 달라고 해서, 안 하던 말을 하기에 달려왔다"고 귀띔했다.
이어 "이번에 오기 전엔 성적이 안 나와도 좋으니 다치지만 말라고 했다.
여기서도 혹시나 신경 쓸까 봐, 제가 와서 결과가 안 좋았다는 말을 들을까 봐 거의 보지 않았다"고 전했다.
"꼭 와 달라"고 한 아내를 위해 그는 응원 현수막까지 제작하는 등 열성이다.
각종 업무 처리가 더딘 데다 독립기념일 휴일까지 겹친 현지에서 현수막을 만들 곳을 찾느라 대사관과 한인회에까지 도움을 요청했다. 아내 자랑을 해달라고 하자 "너무 착하다"며 미소를 숨기지 못할 정도로 애정이 넘치지만, 경기 얘기가 나오면 "결혼 직후에는 잘하다가 요즘에는 좀…"이라고 말할 정도로 냉철한 조언자이기도 하다.
"원래 작은 말다툼도 잘 하지 않는데, 최근에 약간 다퉜어요.
맥주 딱 한 잔 마시겠다고 해서 '만약에 결과가 좋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후회하지 않겠느냐. 후회하려면 먹으라'고 했죠. 그랬더니 답이 없더라고요.
"
이번이 마지막 아시안게임일 수도 있다고 했던 김지연의 말을 전하자 "무조건 마지막이어야 하지 않을까요"라며 이씨의 목소리가 커졌다.
10년 넘는 대표팀 생활에 부상을 달고 사는 아내가 안쓰러워서다.
이씨는 "당장 내일 그만두고 코치도 안 해도 된다고 제가 얘기했다.
운동을 그만두면 아예 아무것도 안 하고 한적한 곳 가서 한두 달 쉬다가 오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지연이 '다시 한 번만'을 외치면 막진 못할 것 같다는 게 그의 솔직한 속내다.
"아내가 앞으로 4년을 더 집에 안 들어온다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웃음) 도쿄 올림픽도 협회 분들이나 코치님들이 '좀 안 되겠느냐'며 얘기 잘해달라고 하는데… 본인이 하겠다고 한다면 도와줘야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