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아이다' '맘마미아' 등
국내 무대서 잇따라 성공시켜
30주년 기념공연 '마틸다' 선택
'빌리…'처럼 스타 없이 승부수
상업적 뮤지컬만으론 미래 공허
연극 잘 만들어야 뮤지컬도 가능
관객이 극장 문 열고 나갈 때
이 시대 숙제 안고 나갔으면…"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신시컴퍼니는 극단 ‘신시’로 출발, 뮤지컬과 연극을 함께 제작하고 있다. 창단 멤버 중 한 명인 그는 1999년 대표직에 올라 2000년 첫 작품으로 ‘시카고’를 선보였다. 이후 ‘아이다’ ‘맘마미아’ 등을 성공시키며 국내 대표 제작사로 키워냈다. 최근 작품인 ‘빌리 엘리어트’는 스타 배우 없이도 큰 호평을 받았다.
‘빌리 엘리어트’가 발레리노가 되고자 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 ‘마틸다’는 초능력을 지닌 천재 소녀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마틸다 역 오디션 경쟁률은 150 대 1에 달했다.
“아역 배우들이 오디션을 볼 때만 해도 수줍어했는데 확 달라졌어요. 이젠 잘하고 싶어서 욕심도 한껏 내고 자신감도 내보이고 있지요.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신시컴퍼니 3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으로 마틸다를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빌리 엘리어트’에 이어 ‘마틸다’를 선택한 건 가족 관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뮤지컬은 주로 젊은 여성이 보는데 미래 잠재 관객인 아이들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전 세대로 저변을 확대해야 합니다. 그런 작품들을 계속 성공시켜야만 정체돼 있는 뮤지컬 시장을 성장시킬 수 있어요.”
그는 회사 내부에서도 젊은 직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3년여 전부터 작품을 선정하고 기획할 때 이들에게 많은 의견을 구하고 있다. 2007년 뮤지컬 ‘댄싱 섀도우’가 실패한 뒤 젊은 직원들의 생각에 더욱 귀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젠 저보다 일을 더 잘해요. 작품 보는 안목도 뛰어나고 트렌드를 빠르게 읽을 줄 압니다. 신시컴퍼니의 미래는 이런 차세대 직원들 덕분에 밝습니다.”
그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극 극단으로 시작한 만큼 연극을 놓지 않고 꾸준히 만들고 있다. 오는 11월에도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The Play That Goes Wrong)’이란 작품을 선보인다. “상업적인 뮤지컬만으론 신시컴퍼니의 미래가 공허합니다. 연극을 잘 만들어야 뮤지컬도 스토리 중심으로 잘 제작할 수 있고요.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관객이 극장 문을 열고 나갈 때 이 시대의 숙제 하나 정도는 안고 나갈 수 있도록 할 겁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