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이 확인돼 화재사고 위험이 높은 자사 차량 리콜(결함 시정)을 20일 시작한다. 리콜 규모는 42개 디젤 차종 10만6317대로 국내에서 이뤄진 수입차 리콜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내에 등록된 BMW 차량 38만9566대의 27.3%에 달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EGR 모듈을 교체하는 방식의 리콜을 20일부터 할 계획이다. EGR 쿨러에서 냉각수가 새어 나와 EGR 파이프와 흡기다기관 등에 침전물이 쌓이고, EGR 밸브 오작동으로 냉각되지 않은 고온의 배기가스가 빠져나가면서 침전물에 불이 붙는다는 게 BMW가 자체 조사한 화재 원인이기 때문이다.

BMW코리아는 연내 10만6317대분의 EGR 모듈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달까지 9800개, 다음달부터는 매달 2만~3만 개씩 부품을 독일 본사에서 들여올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리콜을 받지 않는다고 처벌할 수는 없다”며 “국민이 BMW 화재를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는 만큼 BMW 차주들이 최대한 빨리 리콜을 받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콜 전에 이뤄진 긴급 안전진단을 19일까지 받지 않은 차량은 7796대에 달한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이들 차량 운행정지 명령을 내렸다.

BMW 측은 리콜 대상 차량 대부분이 안전진단을 받았고 리콜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주행 중 불이 나는 사고가 눈에 띄게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가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에서 화재가 나고 있다는 점을 들어 EGR 모듈 결함이 화재 원인이 아닐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어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 들어 BMW 차량 39대에서 불이 났는데, 이 가운데 10대는 리콜 대상이 아니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