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편의점에서 수입 맥주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국산 맥주에 비해 맛이 다양하고 가격도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은 수입 맥주 판매 비중이 올 상반기 기준 56.3%로 국산 맥주(비중 43.7%)를 크게 앞섰다고 19일 발표했다. 이 편의점의 수입 맥주 비중은 2016년 44.3%, 작년 52.8%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다른 편의점에서도 마찬가지다. CU의 수입 맥주 비중은 60.2%까지 상승했다.

편의점의 수입 맥주 판매 열풍은 ‘1만원=4캔’ 등의 할인행사 덕분이다. 행사 가격을 적용하면 500mL 한 캔에 2500원으로 같은 용량의 국산 맥주 카스, 하이트보다 저렴하다.

수입 맥주가 인기를 끌자 편의점들은 더 공세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4월 스페인 필스너 유사맥주로 분류되는 ‘버지마스터’(500mL)를 4캔에 5000원으로 내놨다. ‘4캔 1만원’이 일반적인 수입 맥주 가격의 딱 절반에 선보인 것이다.

이달 초에는 스페인 맥주 ‘라에스빠뇰라’도 같은 가격에 출시했다. 이날은 아시안게임 개막을 기념해 인도네시아 ‘엘 디아블로’(500mL·사진)를 내놓고 ‘4캔=1만원’ 행사를 또 시작했다.

이들 맥주는 맥아 함량이 70%를 넘어 맥주와 비슷한 맛이 나지만, 원료에 알긴산이란 해조류에서 추출한 성분을 일부 포함하고 있어 ‘기타주류’로 분류된다. 기타주류는 수입 신고가의 30%를 세금으로 낸다. 72%를 세금으로 내는 일반 수입 맥주에 비해 절반 이상 세금이 적다. ‘반값 맥주’ 행사를 할 수 있는 이유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