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왼쪽 첫 번째) LS그룹 회장이 지난 3월 세르비아 즈레냐닌시에서 열린 SPSX 권선 생산법인 기공식에 참석했다.  /LS 제공
구자열(왼쪽 첫 번째) LS그룹 회장이 지난 3월 세르비아 즈레냐닌시에서 열린 SPSX 권선 생산법인 기공식에 참석했다. /LS 제공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를 찾았다.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과 이학성 (주)LS 사장 등 그룹의 연구개발(R&D) 전략을 담당하는 임원들이 총출동했다. LS그룹처럼 에너지 사업 관련 업체가 CES를 찾는 건 흔치 않은 일. 구 회장은 차세대 에너지산업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회사 경영진이 정보기술(IT) 분야 혁신 기술을 경험해야 한다는 생각에 CES 참관을 결정했다.

LS그룹, 초전도 케이블 분야 최고 기술력 확보
LS그룹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와 같은 신기술을 전력 인프라, 스마트 에너지 등 그룹 미래 성장산업에 접목시킨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친환경 에너지사업인 초전도 케이블, 마이크로 그리드, 초고압 직류송전(HVDC) 등 분야에 그룹 인력과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LS전선은 초고압·해저·초전도 케이블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미국, 폴란드, 베트남, 미얀마 등 해외 지역으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성과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올해 6월 인도 남동부 안드라 프라데시주 전력청으로부터 4000만달러(약 440억원) 규모 초고압 케이블 시스템 사업을 수주했다. 같은 달 인도네시아 아르타그라하그룹과 함께 자카르타시 인근 6만4000㎡ 부지에 전력 케이블 공장을 착공했다. LS전선은 2020년부터 이 공장에서 인프라용 가공 전선과 건설, 플랜트 등에 사용되는 중저압 전선을 생산할 계획이다.

LS산전은 소규모 지역에서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망 마이크로 그리드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S산전은 지난해 일본 홋카이도와 부산시 등에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활용한 메가와트(MW)급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했다.

지난해 9월 일본 하나미즈키 태양광발전소 건설 사업을 수주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앞선 일본 시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전기동 제조 계열사인 LS니꼬동은 제련 공정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제련 효율을 최적화하는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했다.

LS엠트론은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친환경 엔진을 장착한 트랙터를 개발하고 있다. LPG 전문업체 E1은 싱가포르, 미국 휴스턴 등 해외 지사들을 거점으로 네트워크와 트레이딩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전선 계열사인 SPSX는 북미 시장에서 초고속인터넷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광통신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미국의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에 자동차용 권선을 100% 공급하는 등 전기차용 권선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권선은 자동차와 변압기·모터 등 전자장치에 감는 구리선으로 최근 전기차 시장 확대와 차량 전장화 추세 등에 맞물려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