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식 당혹스럽다" 붕괴 伊교량 설계자, 40년전 보고서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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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12년 후 바닷바람·오염물질 지목하며 철저한 관리 요구
붕괴 참사가 일어난 이탈리아 다리의 설계자가 이미 40년 전 부식의 위험을 경고하면서 지속적인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경고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리 설계자인 고(故) 리카르도 모란디는 자신의 이름을 딴 다리 완공 12년 후인 1979년에 쓴 보고서를 통해 이런 경고를 했다고 AP통신이 이탈리아 공영 RAI 방송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모란디는 보고서에서 바닷바람과 함께 인근 철강공장으로부터 나온 오염물질 때문에 콘크리트의 표면상 내화학성(chemical resistance) 상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다른 환경에 있는 유사한 건축물들에서는 보이지 않는 부식의 강도 때문에 당혹감이 커 보고서를 쓰게 됐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는 그러나 자신이 이용한 철근콘크리트 다리 설계의 안전성을 재확인하면서 "조만간, 아마도 수년 내에, 모든 녹 흔적을 제거하고 부식 공간을 메우는 것을 포함하는 처방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강력한 내화학성 물질로 보강이 필요하다며 에폭시 수지 이용을 추천했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 2월 교통부와 교량 관리 회사 측이 참석한 전문가 회의에서는 이번에 무너져버린 주요 지지대에서 부식이 상당히 진행 중이었던 사실이 언급됐다고 현지 시사잡지 에스프레소는 전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지지대에서 악화하는 부식 상태가 드러난 만큼 보강작업이 필요하다는 권고가 내려졌고, 이후 4월에는 2천만 유로(256억 원) 규모의 보강작업을 위한 입찰이 시작된 것으로 이탈리아 언론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사장교 방식으로 건설된 이 다리가 일반적으로 쓰이는 철근 케이블이 아닌 색다른 케이블(concrete-encased stay cables)이 쓰여 그동안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장교는 주탑을 세우고 케이블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 다리는 50여 년 전 건설 당시만 해도 토목 기술의 혁신적 사례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유사 공법으로 건설된 다리가 전 세계적으로 단 3개인 것에서 드러나듯 설계의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과 함께 민영화 이후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관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참사를 수사 중인 프란체스코 코찌 검사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고속도로 운영권을 민간 기업에 넘김으로써 국가가 도로 안전을 보장해야 할 책임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민영화를 하면서 수익만 고민하고 안전에는 덜 관심을 가졌고, 도로 운영을 맡은 민간업자도 안전보다 통행료 징수에만 골몰했다는 게 코지 검사의 지적이다.
이탈리아 북서부 항구도시 제노바에서는 지난 14일 오전 11시께 모란디 다리의 교각과 상판 일부가 붕괴, 승용차와 트럭 등 약 30대가 45m 아래로 떨어져 모두 43명이 사망했다.
현재도 8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실종자 수색은 19일로 종료됐다. /연합뉴스
붕괴 참사가 일어난 이탈리아 다리의 설계자가 이미 40년 전 부식의 위험을 경고하면서 지속적인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경고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리 설계자인 고(故) 리카르도 모란디는 자신의 이름을 딴 다리 완공 12년 후인 1979년에 쓴 보고서를 통해 이런 경고를 했다고 AP통신이 이탈리아 공영 RAI 방송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모란디는 보고서에서 바닷바람과 함께 인근 철강공장으로부터 나온 오염물질 때문에 콘크리트의 표면상 내화학성(chemical resistance) 상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다른 환경에 있는 유사한 건축물들에서는 보이지 않는 부식의 강도 때문에 당혹감이 커 보고서를 쓰게 됐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는 그러나 자신이 이용한 철근콘크리트 다리 설계의 안전성을 재확인하면서 "조만간, 아마도 수년 내에, 모든 녹 흔적을 제거하고 부식 공간을 메우는 것을 포함하는 처방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강력한 내화학성 물질로 보강이 필요하다며 에폭시 수지 이용을 추천했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 2월 교통부와 교량 관리 회사 측이 참석한 전문가 회의에서는 이번에 무너져버린 주요 지지대에서 부식이 상당히 진행 중이었던 사실이 언급됐다고 현지 시사잡지 에스프레소는 전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지지대에서 악화하는 부식 상태가 드러난 만큼 보강작업이 필요하다는 권고가 내려졌고, 이후 4월에는 2천만 유로(256억 원) 규모의 보강작업을 위한 입찰이 시작된 것으로 이탈리아 언론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사장교 방식으로 건설된 이 다리가 일반적으로 쓰이는 철근 케이블이 아닌 색다른 케이블(concrete-encased stay cables)이 쓰여 그동안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장교는 주탑을 세우고 케이블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 다리는 50여 년 전 건설 당시만 해도 토목 기술의 혁신적 사례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유사 공법으로 건설된 다리가 전 세계적으로 단 3개인 것에서 드러나듯 설계의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과 함께 민영화 이후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관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참사를 수사 중인 프란체스코 코찌 검사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고속도로 운영권을 민간 기업에 넘김으로써 국가가 도로 안전을 보장해야 할 책임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민영화를 하면서 수익만 고민하고 안전에는 덜 관심을 가졌고, 도로 운영을 맡은 민간업자도 안전보다 통행료 징수에만 골몰했다는 게 코지 검사의 지적이다.
이탈리아 북서부 항구도시 제노바에서는 지난 14일 오전 11시께 모란디 다리의 교각과 상판 일부가 붕괴, 승용차와 트럭 등 약 30대가 45m 아래로 떨어져 모두 43명이 사망했다.
현재도 8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실종자 수색은 19일로 종료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