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최근 연저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의 8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 연 1.919%로 마감하며 3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이에 따라 국고채 3년물 금리(금투협 고시 종가 기준)는 작년 10월 13일(연 1.916%) 이후 10개월여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다른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하락(채권값 상승)하고 있다.

10년∼50년물은 4거래일 연속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고 5년물은 3거래일 연속 연저점 행진을 했다.

1년물도 한 달여 만에 연저점을 새로 썼다.

시장금리 추이를 보여주는 국고채 금리의 최근 하락세는 경기 여건의 불확실성에서 기인한다.

통계청의 최근 고용동향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708만3천 명으로 작년 7월보다 5천 명 늘어나는 데 그쳐 그야말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취업자 수 증가 인원은 한국 경제가 금융위기의 영향권에 있던 2010년 1월 이후 8년 6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게다가 한국 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에 갇혀있는 상황이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글로벌자산배분팀장은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한 다양한 불확실성 요인으로 안전선호 현상이 유발됐다"며 "대내적으로는 내수 지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고 고용시장 위축이 심화하면서 금리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기 전망을 반영하는 금리가 당분간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다시 채권 매수에 나서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 시장의 기대와 달리 막상 금리가 오르지 않으니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 투자기관이 최근 급하게 채권을 담기 시작하면서 금리 낙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올해 금리 인상 타이밍(시기)을 이미 놓쳤다"면서 "오는 31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8월 금통위 이후 기자회견 내용이 변수가 되겠지만, 일단은 10월에 한 차례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 연구원도 8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 연구원은 "한은이 워낙 돈을 풀었기 때문에 수습해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장 참가자가 별로 없다"며 "오는 11월 마지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희찬 팀장은 "미국이 9월과 12월 두 차례 정책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을 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