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美증시… 3453일 사상 최장 강세장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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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9일 S&P 500
666P서 9년반만에 4배 급등
닷컴버블로 끝난 3452일 경신
전문가 "상승장 당분간 지속
기술株 강세여부가 관건"
666P서 9년반만에 4배 급등
닷컴버블로 끝난 3452일 경신
전문가 "상승장 당분간 지속
기술株 강세여부가 관건"
미국 증시가 사상 최장(最長)의 강세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가지수가 2009년 3월부터 약 9년6개월 동안 한 번도 20% 이상 하락하지 않고 오름세를 유지한 것이다. 강세장은 전 저점 대비 20% 이상 오르면 시작되고, 약세장은 전 고점 대비 20% 이상 내리면 진입한 것으로 간주된다. S&P500지수는 이번 강세장 기간 네 배 넘게 올랐다.
미 증시는 22일(현지시간) 역사상 가장 긴 강세장에 진입했다. 2009년 3월9일 S&P500지수가 666포인트를 바닥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지 3453일째다. 21일 S&P500지수는 장중 2873.23까지 올라 지난 1월26일 기록한 사상 최고 기록(2872.87)을 다시 깼다.
기존의 강세장 최장 기록은 1990년 10월부터 2000년 3월까지로 3452일 동안 지속됐다. 당시 S&P500지수는 417% 상승했다. 하지만 2000년 3월 닷컴거품이 꺼지며 증시 호황이 막을 내렸다.
S&P500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7% 이상 올랐다. 미국 경제의 호황이 이어지고 있고 기업들은 매 분기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나아진 이익을 내놓고 있다. 특히 애플,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등 대표 기술주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구축하면서 지속적으로 실적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통상전쟁 확산과 미국 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유럽과 신흥국 경기는 주춤한 모습이지만 미국은 나홀로 질주하며 증시 호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감세와 규제 완화, 재정 부양 등에 힘입어 미국은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분기 경제 성장률은 연율 4.1%(전분기 대비)에 달했고 7월 실업률은 3.9%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웰스파고의 스콧 렌 시니어 글로벌주식전략가는 “적당한 성장과 물가가 이어질 때는 주가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수준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며 “이번 강세장은 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승장 지속의 관건은 기술주 강세가 유지될지 여부라고 진단했다. 올 들어 S&P500지수가 7% 오른 가운데 애플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등 4개 기술주가 지수 상승에 40%가량 기여했다. 그만큼 기술주 비중이 크다는 얘기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페이스북의 가입자 수 증가 폭이 최근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난달부터 일부 기술주 움직임이 무거워졌다.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고 있는 것도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지난 2월 금리 인상 우려가 불거진 뒤 뉴욕증시는 10% 이상 하락하는 조정장을 두 차례 겪었다. Fed는 9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 들어 세 번째 금리를 올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금리가 오르면 밸류에이션이 높은 기술주가 취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전쟁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것도 위협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재개한 가운데 여전히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밀어붙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선거 지원을 위해 웨스트버지니아주(州)를 방문한 자리에서 “유럽연합(EU)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자동차에 25%의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며 수입차에 대한 관세부과 방침을 다시 강조했다.
미국 리서치회사인 루켄인베스트먼트애널리틱스의 그렉 루켄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무역전쟁이 위험요인이지만 시장은 여전히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며 “강세장은 유토피아를 맞이해야 끝나지만 지금은 유토피아 근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 증시는 22일(현지시간) 역사상 가장 긴 강세장에 진입했다. 2009년 3월9일 S&P500지수가 666포인트를 바닥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지 3453일째다. 21일 S&P500지수는 장중 2873.23까지 올라 지난 1월26일 기록한 사상 최고 기록(2872.87)을 다시 깼다.
기존의 강세장 최장 기록은 1990년 10월부터 2000년 3월까지로 3452일 동안 지속됐다. 당시 S&P500지수는 417% 상승했다. 하지만 2000년 3월 닷컴거품이 꺼지며 증시 호황이 막을 내렸다.
S&P500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7% 이상 올랐다. 미국 경제의 호황이 이어지고 있고 기업들은 매 분기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나아진 이익을 내놓고 있다. 특히 애플,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등 대표 기술주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구축하면서 지속적으로 실적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통상전쟁 확산과 미국 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유럽과 신흥국 경기는 주춤한 모습이지만 미국은 나홀로 질주하며 증시 호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감세와 규제 완화, 재정 부양 등에 힘입어 미국은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분기 경제 성장률은 연율 4.1%(전분기 대비)에 달했고 7월 실업률은 3.9%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웰스파고의 스콧 렌 시니어 글로벌주식전략가는 “적당한 성장과 물가가 이어질 때는 주가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수준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며 “이번 강세장은 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승장 지속의 관건은 기술주 강세가 유지될지 여부라고 진단했다. 올 들어 S&P500지수가 7% 오른 가운데 애플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등 4개 기술주가 지수 상승에 40%가량 기여했다. 그만큼 기술주 비중이 크다는 얘기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페이스북의 가입자 수 증가 폭이 최근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난달부터 일부 기술주 움직임이 무거워졌다.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고 있는 것도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지난 2월 금리 인상 우려가 불거진 뒤 뉴욕증시는 10% 이상 하락하는 조정장을 두 차례 겪었다. Fed는 9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 들어 세 번째 금리를 올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금리가 오르면 밸류에이션이 높은 기술주가 취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전쟁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것도 위협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재개한 가운데 여전히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밀어붙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선거 지원을 위해 웨스트버지니아주(州)를 방문한 자리에서 “유럽연합(EU)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자동차에 25%의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며 수입차에 대한 관세부과 방침을 다시 강조했다.
미국 리서치회사인 루켄인베스트먼트애널리틱스의 그렉 루켄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무역전쟁이 위험요인이지만 시장은 여전히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며 “강세장은 유토피아를 맞이해야 끝나지만 지금은 유토피아 근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