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한 순간 확 날리는 '박카스 같은 영상'… 연출·기획력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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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박카스 29초영화제 시상식
동아제약·한경 공동 주최
장태원 감독의 '최고의 사위…'
일반부 대상…상금 1000만원
청소년부 대상은 박준성 감독
902편 출품…전년比 80% 늘어
톡톡 튀는 우수작 14편 시상
배우 이철민이 특별 시상자로
수상자 등 1200여명 참석
동아제약·한경 공동 주최
장태원 감독의 '최고의 사위…'
일반부 대상…상금 1000만원
청소년부 대상은 박준성 감독
902편 출품…전년比 80% 늘어
톡톡 튀는 우수작 14편 시상
배우 이철민이 특별 시상자로
수상자 등 1200여명 참석
![‘제6회 박카스 29초영화제’ 시상식이 열린 22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최호진 동아제약 사장(뒤에서 두 번째 줄 오른쪽 다섯 번째)과 이학영 한국경제신문 이사(네 번째)가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https://img.hankyung.com/photo/201808/AA.17580942.1.jpg)
장태원 감독이 ‘제6회 박카스 29초영화제’에 출품한 영상 ‘내 인생 가장 피로한 순간은 최고의 사위로 변신할 때다’다. 이 작품은 22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을 받았다. 좋은 사위가 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 시간을 쪼개기가 쉽지 않을 뿐이다. 익숙하지 않은 노동으로 몸은 피곤하지만 함께 정을 나누고 진정한 가족이 된 기쁨 앞에선 충분히 견딜 수 있다. 이 영상은 이런 메시지와 감동을 잘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피로한 순간 확 날리는 '박카스 같은 영상'… 연출·기획력 돋보였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808/AA.17581395.1.jpg)
이번 영화제 출품작은 박카스 29초영화제 첫회(1581편)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작년 508편에서 올해는 902편으로 출품작이 80% 늘었다. 일반부가 632편, 청소년부는 270편이었다. 아마추어 감독들의 영화제 참여 의지를 자극하는 공감형 주제인 데다 박카스를 통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 가운데 총 14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일반부 최우수상을 받은 박동일 감독의 ‘내 인생에 가장 피로한 순간은 서로를 미워하는 순간이다’는 독특한 소재로 눈길을 끌었다. 긴장감 흐르는 판문점에서 근무 중인 남과 북의 병사가 주인공이다. 양쪽 병사들은 무더위 속에서도 경계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러다 남한 병사가 뭔가를 꺼내들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된다. 남한 병사의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은 그러나 박카스 한 병. 북한 병사와 나눠 마시기 위해 꺼내든 것이다. 둘은 박카스를 들고 환하게 웃는다. 이 작품은 최근 남북한의 화해 분위기와도 잘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내 생애 가장 필요한 순간은 전원을 끌 때이다’를 만든 박순찬 감독에게 돌아갔다. 가장 ‘피로’한 순간을 가장 ‘필요’한 순간으로 바꿔놓은 작품 구성과 감각이 돋보였다. 일에 열중하던 중 직장 선배에게 박카스를 건네받은 신입사원. 그는 하던 일을 마친 뒤 컴퓨터 전원을 끈다. 순간 긴장이 풀리며 하루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든다. 퇴근길에 ‘이제 마셔볼까’라며 박카스를 집어들자 거기엔 ‘수고했어’란 말과 함께 오늘까지 서류를 다 해놓으라는 쪽지가 붙어 있다. 신입사원은 급히 회사로 돌아가 다시 컴퓨터 전원을 켠다. ‘전원을 끌 때’가 가장 피곤하기도 했고, 가장 필요한 순간이기도 했던 것이다.
큰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작품도 있다. 청소년부 특별상을 받은 추서영 감독의 ‘내가 가장 피로한 순간은 너를 만날 때이다’는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도깨비’를 패러디했다. 공원에서 책을 읽고 있는 ‘홍깨비’ 앞으로 어떤 여성이 반갑게 뛰어온다. “또 마주쳤네요. 완전 신기해”라며 환하게 미소 짓는다. 원작에서 여주인공이던 배우 김고은 씨의 역할을 ‘여장 남자’가 한 것.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