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라인’과 ‘스노우’를 앞세워 아시아권에서 많은 성과를 냈지만 유럽지역은 아직 불모지에 가깝다. 이 회사는 프랑스를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인공지능(AI)과 콘텐츠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를 늘려왔다.
지난해 6월 고급 AI 연구인력 80여 명을 보유한 프랑스의 AI 연구소 ‘제록스리서치센터 유럽’을 인수했다. 또 파리에 있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기관 ‘스테이션F’에 개별 기업으론 페이스북과 더불어 최대 규모인 80석의 전용 공간을 운영 중이다.
한국계인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대표로 있는 코렐리아캐피털을 통해 2억유로(약 2600억원) 규모 투자펀드도 조성했다. 이 펀드는 지금까지 음향기기업체 드비알레, AI업체 스닙스, 구인서비스업체 잡티저 등 유럽의 기술 스타트업 열 곳에 투자했다. 이번 자본 확충을 계기로 현지 스타트업 발굴에 더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진출은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오랜 역점사업이다. 올초 네이버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그는 국내보다 유럽에 주로 머물며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고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웬만한 해외 시장은 미국 구글이 장악하고 있지만 프랑스는 ‘반(反)구글 정서’가 상대적으로 강한 곳”이라며 “네이버가 거점으로 삼아 도전해볼 만한 시장”이라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