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6일 2차 상봉서 유일한 父子상봉…"어머니 한 풀어드려야죠"
[이산가족상봉] "어머니 별세 두 달 안돼 北아버지 생존 소식이…"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속상하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되거든요.

"
조정기(67)씨는 얼굴도 직접 본 적이 없는 북측의 아버지 조덕용(88)씨와 만남을 하루 앞둔 심정을 23일 이렇게 털어놨다.

그는 24∼26일 금강산에서 진행되는 이산가족 2차 상봉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집결지인 속초 한화리조트에 도착했다.

이번 방북단 중 부모와 자식 간의 상봉 사례는 조씨 가족이 유일하다.

조씨가 아버지와의 상봉을 기뻐할 수만은 없는 것은, 68년간 아버지를 기다렸던 어머니가 상봉 연락을 받기 불과 50여일 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아버지 조덕용씨는 6·25 전쟁 때 홀로 북으로 갔고, 당시 어머니 뱃속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조정기씨가 있었다.

"(어머니가) 계속 기다리시다가, 68년을 기다리시다가…. (돌아가시고) 불과 한 달 20일 만에 아버지 살아계신다고 제가 연락을 받았어요.

2년도 아니고 두 달도 안 돼서 연락을 받으니까 제 속이 어떻겠어요.

"
'아버지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냐'는 질문에 조씨는 "어머니 한풀이 해드리러 가는 거죠"라는 대답으로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아버지 사진도 대한적십자사(한적)를 통해 이번에 처음 봤지만, 부자는 많이 닮았다고 한다.

조씨는 "우리 딸들이 다 아버지가 할아버지 닮으셨다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를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할 거냐'는 질문에는 "만나봐야 알겠죠"라며 "어머니 한을 풀어드려야죠"라고 거듭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