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 13명 채용해 '에쎄' 등 연 5억개비 생산
美 이란 제재에 KT&G 촉각… "담배 매출 주춤…모니터링 강화"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현실화되면서 현지 법인을 세워 중동 담배 시장을 공략 중인 KT&G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성장 중인 이란 담배 시장에서 혹여나 이번 제재가 매출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KT&G에 따르면 이란 법인은 현지인 13명과 법인장 1명을 포함해 총 15명을 두고 2009년 3월 세운 공장에서 연 5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고 있다.

이란 법인은 KT&G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고, 현지에서 '에쎄'(ESSE) 등을 생산해 전량 이란 내수 시장에 내놓고 있다.

KT&G는 이 이란 법인에 원료 대부분을 공급한다.

이란 담배 시장은 현지 인구가 늘어나면서 지속해서 성장세를 보인다.

담배 시장 규모는 2012년 470억 개비에서 2013년 505억 개비, 2014년 519억 개비, 2015년 540억 개비, 2016년 572억 개비로 꾸준히 커졌다.

흡연율 역시 2012년 13.5%에서 2013년 14.0%, 2014년 14.4%, 2015년 14.6%, 2016년 14.9%로 증가세다.

다만 이란에서 담배는 ▲ 타르·니코틴 표시 의무 ▲ '흡연은 암을 유발하며 건강을 해칩니다'라는 취지의 경고 의무 표기 의무 ▲ 경고 그림 부착 의무 ▲ 18세 미만 청소년 판매 금지 ▲ 20개비 미만 판매 금지 ▲ 옥외·지면·방송 등 매체 광고 불가 등의 규제를 받는다.

KT&G의 이란 법인의 실적은 2016년 9억원에서 지난해 35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들어서는 10억원으로 주춤한 상태다.

KT&G는 "이란 담배시장에서 에쎄 초슬림과 미니슬림 제품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인다"면서도 "지난해 연말 달러 당 4.3만 리알이던 환율이 올해 5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 합의 백지화 선언' 이후 화폐가치가 떨어져 지난달 말에는 달러 당 11.8만까지 급등해 현지 시장 불안 요소가 증가했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이달 들어 2년 7개월 만에 이란 제재를 부활시키면서 ▲ 이란 정부의 달러화 구매 ▲ 이란 리알화 관련 거래 ▲ 이란 국채 발행 관련 활동 ▲ 이란의 금·귀금속 거래 등을 막은 바 있다.

KT&G는 그러나 "담배는 미국의 대이란 1차 제재 대상 품목이 아니다"라며 "앞으로의 상황에 대해 지속해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이 같은 변수들 때문에 하반기 전망은 여전히 '구름 속'이다.

KT&G는 "이란 등 중동 지역은 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현재로써는 하반기 실적을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며 "현지 시장 모니터링 강화, 신제품 출시, 마케팅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신시장 확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거 중동이나 CIS 시장에서 환율 급등 등으로 판매량이 떨어진 적이 있지만, 이 같은 불안 요소가 해소된 후 판매량은 곧 회복됐던 사례가 있다"며 "현지 시장이 안정화되면 매출이 다시 치고 올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