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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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획기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윤곽을 제시하고 이 지역이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과 인도의 유대 관계는 이미 강하다. 미국은 지난달 1등급(Tier1) 전략적무역허가(STA) 지위를 인도에 부여했다. 미국의 가까운 동맹국에만 허용하는 지위다. 이런 조치들은 좋은 진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대담해야 하며, 미국과 인도 관계를 강력한 전략적 동반자로 전환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중국을 저지할 수 있는 가치 있고 민주적인 동맹국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점점 더 이 지역을 지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도는 이미 미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기를 열망해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을 일컬어 “필수적인 동반자”라고 했다. 인도 전문가 애슐리 텔리스가 말했듯이 ‘미국과 전적으로 협력하려는 모디 총리의 대담한 결정은 인도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를 미국이 쥐고 있다는 점을 그가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경제적·외교적 팽창주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인도는 미국의 지지를 받으려 하고 있다. 파키스탄이 점점 더 미국에 반대하고 중국에 우호적인 정책을 택하고 있는 것도 미국과 인도를 더 가까워지게 하고 있다.

미국은 다음달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2+2 회담’에서 야심찬 인도 전략을 시작할 수 있다. 이 회담엔 미국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폼페이오 국무장관, 인도 국방·외무장관이 참석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성공하려면 세 가지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11월4일 재개되는 미국의 이란에 대한 원유 수출 제재가 한고비가 될 것이다. 인도는 이란에 애정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이란산 원유를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인도는 이란 원유를 상당히 싼 가격에 구입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석유 수출을 막기 위한 정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인도가 제재에 동참하도록 잘 설득해야 한다. 미국은 (인도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더라도) 인도에 대한 제재를 일시적으로 면제해 주고 이란을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 수입원을 찾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걸프 지역의 동맹국들을 설득해 이란이 팔던 가격과 비슷한 가격에 인도에 원유를 수출하도록 하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

두 번째는 인도가 여전히 러시아로부터 주요 군사 장비를 구입한다는 점이다. 인도는 2008년 이후 미국으로부터 150억달러 규모의 무기 시스템을 구입했지만 러시아에서 들여온 무기들과 상호 운용성에서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민감한 기술적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도가 러시아의 S-400 방공 미사일 체계를 도입하기로 한 결정은 중요한 군사 서비스와 훈련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특히 문제가 된다. 비록 일시적일지라도 인도 방공망의 중심에 러시아 군사 인력이 존재한다면 미국과 인도의 미래 안보 협력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만약 S-400 구입을 취소하게 할 수 없다면 미국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러시아의 인력 지원 범위를 제한하고, 러시아 군사 장비를 사용하고 개선한 경험이 있는 다른 나라와 협력하도록 인도를 설득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그런 나라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연합 군사훈련 횟수를 늘리고 인도 남서부 말라바르해안에서 하는 연례 ‘워게임’을 확대해 인도와의 군사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07년 제안한 비공식 대화인 미국·일본·호주·인도의 4자 안보 회담도 공식화하고 더 정기적으로 만나야 한다.

세 번째로 무역 긴장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인도는 미국이 자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고, 미국산 주요 농산물에 최대 70% 보복 관세를 매길 준비를 하고 있다. 추가적인 관세 부과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미국에 연간 486억달러어치의 상품을 수출한다. 미국이 인도의 최대 수출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관세 조치에서 인도를 제외해 주고, 포괄적인 양자 무역협상에 나서는 것이 관계를 진전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이 같은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두 나라 당국자들이 어려운 타협을 해야 한다. 그런 노력은 할 가치가 있다. 진정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양국에 엄청난 이득을 준다. 인도는 진정한 세계적 강대국이 될 기회를 얻을 것이다. 미국은 세계 안보 문제에 대해 협력할 수 있는 거대한 지역 동맹을 얻을 수 있다.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힘도 갖게 된다. 미국과 인도가 영속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면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의 전략은 결정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다.

원제=India can become a key U.S. partner.

정리=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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