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 부시장, 노동계와 소통 부족 사과…"협상단 다시 꾸리는 방안 고려"
광주시-현대차 완성차 공장 8월 중 투자협약 '무산'
광주시가 추진하는 완성차 공장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현대자동차와의 8월 중 협약 체결이 사실상 무산됐다.

민선 6기 후반인 지난 6월 19일 협약 체결을 예정했다가 연기된 이후 민선 7기 이용섭 시장이 8월 중 협약 체결을 공언했으나 최근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시기를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23일 시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어 "광주형 일자리를 기반으로 하는 완성차 공장 유치 투자협상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8월 내로 이루고자 노력했으나 노사민정 간에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게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노사민정 정신에 따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칙을 가지고 추진해 나가겠다"며 "그동안 시청 간부 중심으로 해왔던 현대차와의 협상에 노동계를 참여시켜 협상단을 꾸리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이용섭 시장은 "8월 안에는 현대차와 투자협약을 매듭지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심하게 반발하는 노동계를 설득하지 못하면서 협약 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왔다.

한국노총은 최근 광주시에 공문을 보내 현대차와의 협상 내용을 모두 서면으로 공개하고 협상 과정에 노동계의 참여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현재 진행하고 있는 광주시와 현대차의 협상을 광주형 일자리가 아닌 '기업 비위 맞추기'라고 단정하고 노사민정협의회를 탈퇴했다.

민주노총도 현대차와의 협약 추진을 '재벌 특혜'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의 토대가 되는 노사민정에서 핵심인 노조가 반대로 돌아서자 광주시가 뒤늦게 노조와의 소통을 강조하고 나선 셈이다.

이 부시장은 "무엇보다 노사 상생의 광주형 일자리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해보는 어려운 일인 데다 민선 6기 말에 업무추진을 서두르다 보니 미숙한 면이 적지 않았다"며 "특히 노동계와 소통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속한 시일 안에 노사민정 대타협이 이뤄져 광주가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산실이 되고 광주의 경험이 전국적으로 확산해 대한민국 제조업 등 관련 산업이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절실히 기대한다"고 밝혔다.

광주시가 현대차와의 협약을 통해 새로 설립할 자동차 공장에는 자본금 2천800억원, 차입금 4천200억원 등 모두 7천억원이 투입된다.

광주시가 자기자본금의 21%인 590억원을, 현대차가 530억원(19%)을 각각 투자한다.

나머지는 투자유치를 통해 조달하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광주시는 신설법인이 공기업으로 분류되는 것을 막고자 직접 투자 대신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자본금을 우회 투자한다.

위탁생산 차종은 배기량 1천㏄ 미만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결정됐다.

광주시는 10만대 생산규모의 공장을 설립하면 간접고용을 포함해 모두 1만5천여명 수준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