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상봉 참가 목원선씨 "형이 살아있다니 기가 막힐 노릇"
[이산가족상봉] 사망했다던 兄의 초청…" 68년만에 만나요"
"인민군에 함께 끌려간 형 친구한테서 죽었다고 들었는데 이제 살아 있다고 그러니 기가 막힐 노릇이죠."
6·25 전쟁 발발 직후 북한 인민군에 강제징집된 형을 68년 만에 만나러 24일 금강산으로 가는 목원선(85) 씨는 24일 이렇게 말하면서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목씨는 형 이름이 김인영(86) 씨인 점에도 갸우뚱하고 있다.

원래 목원희인데 김인영으로 개명했다고 하니, 일단 만나봐야 알 수 있다는 생각인 듯하다.

4형제 중 둘째인 목원선씨에 따르면 장남인 원희씨는 1950년 7월께 외숙모와 함께 서울 성동구의 중앙시장에 쌀과 먹거리를 사러 나갔다가 인민군에 강제징집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형은 "동무 잠깐만 봅시다"라고 말하는 인민군에게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다가 "저기 가서 얘기 좀 하자"는 말과 함께 끌려갔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형과 함께 끌려가다 미군의 폭격을 받는 와중에 탈출해 돌아온 형 친구로부터 "네 형 원희는 죽었다"는 말을 듣고서, 그걸 믿고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 신청도 하지 않았다는 것.
그러던 중 목원선 씨는 18세 나이로 국군에 입대했다.

목씨는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형이 살아 있다니) 그때 아마 우리 형하고 총부리 마주 잡고 뭐 그랬을지도 몰라요.

그때 (형이) 끌려갔으면 저쪽도 전부 전방에 내보냈을 것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그는 "(한 살 위인) 형이 상당히 똑똑했으며 어른들에게 항상 인사 잘하는 예의 바른 인상을 갖고 있다"고 떠올렸다.

목씨는 그런데도 북측의 상봉 신청자가 김인영 씨라는 점이 걸린다.

목씨 이외에 셋째인 원구(83) 씨는 김인영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원희씨가 개명 이유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4형제 중 막내인 원경씨는 몇 년 전 혈액암으로 숨져, 삼 형제가 상봉하게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