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선수와 5초 차이 뒤집고 금메달…"감독님 믿음 덕분"
[아시안게임] 사이클 2관왕 나아름, 도전은 계속된다… "이제는 트랙에서"
나아름(28·상주시청)은 한국 도로 사이클의 새 역사를 쓰고도 덤덤한 목소리였다.

그는 "생각지 못한 결과에 너무 기쁜데, 그 이상의 기쁨이 느껴지지 않는다"라며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유가 있었다.

나아름은 "이제 절반 끝났더라. 아직 트랙에서 남은 역할이 있어서 끝났다는 기분이 안 든다.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나아름은 24일 인도네시아 웨스트 자바 수방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이클 여자 도로독주에서 18.7㎞를 31분 57초 10의 기록으로 주파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도로독주 금메달에 이은 대회 2연패이자, 앞서 22일 열린 여자 개인도로 금메달을 이은 대회 2관왕 기록을 세운 순간이다.

아울러 나아름은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로 한 대회에서 개인도로와 도로독주를 석권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나아름은 "그런 기록을 세운 줄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이어 "저도 그 기쁨을 너무 누리고 싶은데, 축하를 받는 만큼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오는 27일 자카르타에서 시작하는 트랙 사이클 경기를 앞두고 마음을 가다듬는 데 집중했다.

도로 사이클 일정을 끝낸 나아름은 자카르타 국제 벨로드롬에서 열리는 트랙 경기에서 중장거리 종목 선수로 뛸 예정이다.

'강철 체력'의 비결은 훈련이었다.

나아름은 "좀 피곤하기도 하지만, 훈련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괜찮다.

훈련 때는 너무 힘들어서 울기도 했다.

사이클을 타면서 그렇게 힘들기는 처음이었다"며 혹독했던 이번 아시안게임 준비 과정을 떠올렸다.
[아시안게임] 사이클 2관왕 나아름, 도전은 계속된다… "이제는 트랙에서"
개인도로 금메달을 땄을 때는 '동반 레이스를 펼친 이주미 언니와 완벽한 작전을 짜 주신 김형일 감독님'에게 공을 돌렸던 나아름은 도로독주 금메달의 영광도 김 감독과 나누고 싶어 했다.

나아름은 "도로독주 우승은 감독님과 저의 믿음 덕분에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로독주는 1분 간격으로 한 명씩 출발, 구간을 가장 빨리 달리는 선수가 우승하는 기록경기다.

나아름은 코스 절반 정도를 달렸을 때 일본의 요나미네 에리보다 5초나 뒤지고 있었다.

자동차를 타고 선수 뒤를 수행하던 김 감독은 무전으로 나아름에게 "할 수 있어. 많이 남았어. 더, 더!"라고 외치며 기운을 북돋워 줬다.

결국 나아름은 요나미네를 0.16초 차이로 제치고 금메달을 가져갔다.

나아름은 "감독님 덕분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릴 수 있었다.

달리면서 혼자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

믿음이 2관왕의 기적을 만들었다"고 고마워했다.

트랙 사이클 경기에서 나아름은 남은 에너지를 모두 쏟아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오기 전 목표가 '남김없이 다 쓰고 가자'였다"며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

조금이라도 편하려고 한다면 분명히 후회가 남을 것이다.

반면 훈련한 것 이상 쏟아내면 후회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