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플랫폼, 해외 본고장 '역공'
지난해 7월 국내 지상파 3사는 미국에 현지 법인인 코리아콘텐츠플랫폼(KCP)을 설립하고 ‘코코와(KOCOWA)’를 선보였다. 코코와는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OTT) 서비스로, 지상파 3사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설립 당시 업계에선 현지 동포 일부만 볼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1년 만인 지난달 KCP는 이런 예상과는 전혀 다른 성적표를 공개했다. 누적 가입자가 40만 명을 넘어섰으며 시청 시간도 200만 시간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부분은 현지 동포가 아니라 20~30대 미국 여성이었다. KCP 관계자는 “단순히 방영권만 판매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처음부터 현지화를 목표로 했다”며 “한국의 콘텐츠와 플랫폼으로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국내 영상 콘텐츠 관련 업체들이 해외 진출을 통해 ‘역공’에 나서고 있다. 국내 시장 지키기에 급급해할 게 아니라 우수한 한류 콘텐츠를 바탕으로 규모가 큰 영상시장 메카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한류 콘텐츠여서 해외에서 오히려 더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현실에서 속속 확인되고 있다.

CJ ENM은 기존 OTT 서비스 ‘티빙’을 확장해 ‘글로벌 티빙’을 지난 6월부터 선보였다. 글로벌 티빙에서 소개한 첫 콘텐츠는 Mnet에서 방영 중인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사진)이다. CJ ENM은 실시간 방송을 통해 그동안 해외사업의 한계로 지적됐던 국가별 콘텐츠 유통 시차를 줄였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에서 글로벌 티빙을 즐길 수 있다.

카카오는 다음달 자회사 카카오M의 멜론 부문과 합병하고 영상·음악 콘텐츠사업을 연내 분사할 계획이다. 별도의 신설법인으로 세워 글로벌 영상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카카오는 “콘텐츠 제작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합병 등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