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은 4기암 환자 생명연장 기회… 항암치료보다 위험하다는 편견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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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차병원과 함께하는 중증질환 완전정복
문용화 종양내과 교수
문용화 종양내과 교수
“4기 암은 말기암이 아니라 전이암입니다. 말기암 환자는 남은 생이 1개월 정도 남아 체력이 떨어지고 숨차고 아픈 환자입니다. 스스로 걸어 병원에 오는 환자는 말기암이 아니라 전이암 환자인 셈이죠. 희망을 갖고 치료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문용화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교수(사진)는 “전이암 환자는 항암제로 치료하면서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며 “새로운 약의 임상시험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유방암, 부인암, 전립샘암 환자들에게 항암제를 활용한 치료를 주로 하는 종양내과 교수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연수를 받고 미국 엠디앤더슨 암센터에서 1상 임상시험 펠로를 지냈다.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는 분열, 성장, 사멸 과정을 거치며 세포 숫자의 균형을 유지한다. 다양한 원인 때문에 비정상 세포가 생겨 지나치게 많이 증식하면 주위 조직이나 장기까지 침범해 정상 조직을 파괴한다. 이런 상태가 암이다. 암은 크게 수술, 항암제 투여, 방사선 등으로 치료한다. 10년 전만 해도 암 환자 10명 중 완치되는 환자는 3~4명 정도였다. 지금은 절반 이상의 환자가 완치된다. 조기에 암을 찾아 치료하는 환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표적치료제 등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된 것도 완치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줬다.
암이 다른 장기로 퍼진 전이암 환자들의 생존 기간도 점차 길어지고 있다. 전이암 환자는 대부분 항암제 치료를 받는다. 이때 의료진은 임상시험 참여를 권하기도 한다. 개발이 끝나지 않은 신약을 미리 사용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 과정은 실험실에서 세포와 동물 모델을 활용해 진행되는 전임상연구, 효과가 분명하고 심각한 독성이 없는 약을 선별해 사람에게 처음 사용하는 1상 임상시험, 안전성을 재확인하고 효과에 대한 예비연구를 하는 2상 임상시험, 효과를 최종적으로 입증하는 3상 임상시험 등으로 이뤄진다. 약이 개발되기까지 10년 정도 걸린다.
문 교수는 “의료진이 환자에게 임상시험을 하자고 권유한다는 것은 환자의 신체 상태를 확인해본 뒤 투여할 만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임상시험이 일반적인 항암치료보다 위험하다는 생각은 편견”이라고 말했다. 임상시험에 참여해 일상으로 돌아간 암 환자도 많다. 지난 2월 육종양 폐암 진단을 받은 한 환자는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이후 암 크기가 60% 이상 줄어 직장 생활까지 하고 있다.
항암제는 점차 환자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치료로 바뀌고 있다. 문 교수는 “이전에는 같은 진단, 같은 병기라면 모든 환자가 같은 치료를 받아야 했다”며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치료하면 약제에 대한 치료 효과와 독성을 예상해 환자 개개인에게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임상시험도 마찬가지다. 문 교수가 2014년까지 임상강사로 근무한 미국 엠디앤더슨은 1상 임상시험 프로그램만 200여 개를 운영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이다. 유전자 검사 기반 임상시험도 많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암 환자가 병원을 찾아 유전자 검사를 하면 대부분 임상시험을 통해 개발하는 약을 사용해볼 수 있다.
한국은 다르다. 1·2상 임상시험이나 유전자 검사를 기반으로 한 임상시험에 참여할 기회가 많지 않다. 분당차병원을 찾은 환자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참여할 수 있는 임상시험은 7~8개 정도다. 이마저도 국내에서 많은 편이다. 문 교수는 “환자 치료 기회를 늘리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문용화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교수(사진)는 “전이암 환자는 항암제로 치료하면서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며 “새로운 약의 임상시험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유방암, 부인암, 전립샘암 환자들에게 항암제를 활용한 치료를 주로 하는 종양내과 교수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연수를 받고 미국 엠디앤더슨 암센터에서 1상 임상시험 펠로를 지냈다.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는 분열, 성장, 사멸 과정을 거치며 세포 숫자의 균형을 유지한다. 다양한 원인 때문에 비정상 세포가 생겨 지나치게 많이 증식하면 주위 조직이나 장기까지 침범해 정상 조직을 파괴한다. 이런 상태가 암이다. 암은 크게 수술, 항암제 투여, 방사선 등으로 치료한다. 10년 전만 해도 암 환자 10명 중 완치되는 환자는 3~4명 정도였다. 지금은 절반 이상의 환자가 완치된다. 조기에 암을 찾아 치료하는 환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표적치료제 등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된 것도 완치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줬다.
암이 다른 장기로 퍼진 전이암 환자들의 생존 기간도 점차 길어지고 있다. 전이암 환자는 대부분 항암제 치료를 받는다. 이때 의료진은 임상시험 참여를 권하기도 한다. 개발이 끝나지 않은 신약을 미리 사용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 과정은 실험실에서 세포와 동물 모델을 활용해 진행되는 전임상연구, 효과가 분명하고 심각한 독성이 없는 약을 선별해 사람에게 처음 사용하는 1상 임상시험, 안전성을 재확인하고 효과에 대한 예비연구를 하는 2상 임상시험, 효과를 최종적으로 입증하는 3상 임상시험 등으로 이뤄진다. 약이 개발되기까지 10년 정도 걸린다.
문 교수는 “의료진이 환자에게 임상시험을 하자고 권유한다는 것은 환자의 신체 상태를 확인해본 뒤 투여할 만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임상시험이 일반적인 항암치료보다 위험하다는 생각은 편견”이라고 말했다. 임상시험에 참여해 일상으로 돌아간 암 환자도 많다. 지난 2월 육종양 폐암 진단을 받은 한 환자는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이후 암 크기가 60% 이상 줄어 직장 생활까지 하고 있다.
항암제는 점차 환자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치료로 바뀌고 있다. 문 교수는 “이전에는 같은 진단, 같은 병기라면 모든 환자가 같은 치료를 받아야 했다”며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치료하면 약제에 대한 치료 효과와 독성을 예상해 환자 개개인에게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임상시험도 마찬가지다. 문 교수가 2014년까지 임상강사로 근무한 미국 엠디앤더슨은 1상 임상시험 프로그램만 200여 개를 운영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이다. 유전자 검사 기반 임상시험도 많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암 환자가 병원을 찾아 유전자 검사를 하면 대부분 임상시험을 통해 개발하는 약을 사용해볼 수 있다.
한국은 다르다. 1·2상 임상시험이나 유전자 검사를 기반으로 한 임상시험에 참여할 기회가 많지 않다. 분당차병원을 찾은 환자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참여할 수 있는 임상시험은 7~8개 정도다. 이마저도 국내에서 많은 편이다. 문 교수는 “환자 치료 기회를 늘리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