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두경부암, 쉰 목소리 2주 넘게 지속되고 입속 출혈 있다면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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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두경부암의 모든 것
배우 김우빈이 앓았던 두경부암
뇌 아래서 가슴 위까지
코·입·목에 생기는 모든 암
가장 흔한 것이 후두암·구강암
숨 들이마실 때 이상한 소리나고
목구멍에 이물감 호소하기도
술·담배가 발병 주요 원인
자궁경부암 유발 HPV 감염도
위험 요인…예방 백신 맞아야
내시경으로 정기적으로 확인
다른 암보다 방사선 효과 좋고
조기 발견한다면 완치율 높아
두경부암의 모든 것
배우 김우빈이 앓았던 두경부암
뇌 아래서 가슴 위까지
코·입·목에 생기는 모든 암
가장 흔한 것이 후두암·구강암
숨 들이마실 때 이상한 소리나고
목구멍에 이물감 호소하기도
술·담배가 발병 주요 원인
자궁경부암 유발 HPV 감염도
위험 요인…예방 백신 맞아야
내시경으로 정기적으로 확인
다른 암보다 방사선 효과 좋고
조기 발견한다면 완치율 높아
배우 김우빈과 마이클 더글러스, 소설가 고(故) 최인호 씨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두경부암 환자였다. 두경부암은 뇌와 눈을 제외한 얼굴 내부 점막 부분에 생긴 암이다. 침샘암 후두암 등이 모두 두경부암에 해당한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암 환자 21만7057명 중 두경부암 환자는 3191명으로 전체 암 환자의 1.5% 정도다. 환자가 많은 암은 아니지만 점차 늘고 있는 데다 인식이 높지 않아 늦게 발견하는 환자가 많다. 발견 시기가 늦어지면 생존율도 낮아지기 때문에 이상 증상이 있으면 최대한 빨리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두경부암의 증상과 원인,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발생 위치에 따라 10개 이상으로 나뉘어
두경부암은 머리와 목에 생기는 대부분의 암을 지칭한다.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등과 달리 발생 위치에 따라 열 개 이상의 세부 암으로 나뉜다. 발생 위치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다. 두경부 부위에 있는 인체 기관은 음식을 먹고 사물을 보고 냄새를 맡고 소리를 듣는 다양한 기능을 한다. 이 때문에 두경부암이 생기면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치료할 때는 이 같은 기능을 얼마나 잘 살릴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다른 암보다 방사선 치료가 잘 듣는 것도 두경부암의 특징이다. 우홍균 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병기별로 차이가 있지만 비인두암, 후두암 등은 방사선 치료 효과가 좋다”며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후두암은 수술하면 목소리를 잃는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크지만 방사선 치료를 하면 부작용 부담을 줄이면서 암을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다.
두경부암 중 가장 흔한 것은 후두암이다. 후두암이 생기면 목소리가 바뀌는 환자가 많다. 숨을 들이마실 때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목구멍에 이물감이 있고 혹이 생기기도 한다. 구강암은 혀 입술, 잇몸 등에 암이 생기는 것이다. 구강에 출혈이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음식을 씹거나 삼킬 때 불편감을 느끼기도 한다. 인두암이 있으면 한쪽 코막힘이나 한쪽 귀가 먹먹한 느낌이 오랫동안 지속된다.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거나 난청이 생긴다. 음식을 삼키는 것이 어려워 체중이 줄어든다. 갑자기 한쪽 귀에 물이 차는 삼출성 중이염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침샘암이 있으면 귀 주변이나 턱 밑에 혹이 만져진다. 안면 통증, 마비 증상도 호소한다. 최은창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갑자기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되거나 구강 궤양이 2주 넘게 이어지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CT, MRI 검사 통해 종합적으로 진단
두경부암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단층촬영(PET) 등을 통해 진단한다. CT는 전체적인 해부학적 구조와 뼈나 연골로 암이 얼마나 퍼졌는지를 확인하는 데 많이 활용된다. MRI는 연부 조직 구조와 종양의 범위를 확인하는 데 효과적이다. PET는 주로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MRI와 달리 CT, PET 검사를 하면 방사선에 노출된다. 방사선 노출로 인한 가장 큰 부작용은 유전자 변형 때문에 암이 생기는 것이다. 방사선량이 많을수록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방사선 피폭을 줄이는 것이 좋다. 두경부 CT 검사를 할 때 노출되는 2~10mSv(밀리시버트) 정도의 방사선량은 흉부 등 다른 촬영을 할 때보다 적다. 미국에서 방사선 작업 종사자의 연간 노출 한도로 제한하는 50mSv에 크게 못 미친다. 더욱이 의료진이 CT 검사를 해야 한다고 판단한 환자는 검사로 인한 부작용보다 검사를 해서 암을 제대로 찾았을 때의 이득이 훨씬 크다. 안심하고 검사받아야 한다.
두경부암으로 확인되면 암의 위치, 약에 대한 반응, 종양 세포 종류,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법을 정한다. 대개 이비인후과, 방사선종양학과, 혈액종양내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등의 의료진이 환자 맞춤형 치료법을 찾는 다학제 진료를 한다.
환자 75%는 술·담배 때문
미국암연구소는 두경부암 75%가 술과 담배 때문에 생긴다고 발표했다. 구강암, 구인두, 하인두, 후두에 생기는 암의 주요한 원인이다. 술과 담배를 함께하는 사람은 술이나 담배만 하는 사람보다 더 위험하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도 위험 요인이다. HPV 중 16번 바이러스는 편도나 혓바닥 등 구인두에 암을 일으킨다. 전체 두경부암의 20% 이상이 바이러스 때문에 생긴다. 어릴 때 통조림이나 염장식품을 많이 먹는 습관도 두경부암 위험을 높인다. 구강 건강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석면이나 합성섬유에 오래 노출되면 후두암 위험이 높아진다. 건설업에 종사하거나 섬유, 도자기, 목재를 다루는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은 후두암 위험이 높다. 나무나 니켈 먼지, 포름알데히드 노출도 부비동암이나 비강암 위험을 높인다. 청소업이나 세탁업에 종사하는 사람, 용접공, 설비업자, 금속 기술자 등도 두경부암 발생 위험이 높다.
예방 위해 금연하고 심한 음주 피해야
흡연자라도 금연한 지 6년이 지나면 암 발생 위험이 크게 떨어진다. 15년이 지나면 비흡연자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 두경부암 예방을 위해서는 담배를 끊어야 한다. 과음도 피해야 한다. HPV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예방백신을 맞는 것도 도움된다. 남녀 모두 HPV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권하는 이유다. 최 교수는 “휴대폰에서 나오는 전자파도 두경부암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며 “전자파 노출을 줄이기 위해 이어폰 활용을 권하기도 한다”고 했다. 구강을 청결히 유지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잘 발라야 한다. 목재, 금속, 가죽 등 제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일할 때 보호 마스크를 잘 착용해야 한다. 비타민A, B, C가 많이 든 채소와 과일을 섭취해야 한다.
두경부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다. 담배를 많이 피우고 술을 마시는 사람이라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따로 진료받는 것도 도움된다. 두경부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내시경으로 비인두, 하인두, 후두 등을 들여다보며 암이 생겼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스스로 목을 자주 만져보고 양치할 때 입속을 들여다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귀나 턱의 뼈 사이 움푹 파인 곳을 자주 만져봐야 한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대한두경부종양학회, 최은창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우홍균 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두경부암은 머리와 목에 생기는 대부분의 암을 지칭한다.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등과 달리 발생 위치에 따라 열 개 이상의 세부 암으로 나뉜다. 발생 위치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다. 두경부 부위에 있는 인체 기관은 음식을 먹고 사물을 보고 냄새를 맡고 소리를 듣는 다양한 기능을 한다. 이 때문에 두경부암이 생기면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치료할 때는 이 같은 기능을 얼마나 잘 살릴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다른 암보다 방사선 치료가 잘 듣는 것도 두경부암의 특징이다. 우홍균 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병기별로 차이가 있지만 비인두암, 후두암 등은 방사선 치료 효과가 좋다”며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후두암은 수술하면 목소리를 잃는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크지만 방사선 치료를 하면 부작용 부담을 줄이면서 암을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다.
두경부암 중 가장 흔한 것은 후두암이다. 후두암이 생기면 목소리가 바뀌는 환자가 많다. 숨을 들이마실 때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목구멍에 이물감이 있고 혹이 생기기도 한다. 구강암은 혀 입술, 잇몸 등에 암이 생기는 것이다. 구강에 출혈이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음식을 씹거나 삼킬 때 불편감을 느끼기도 한다. 인두암이 있으면 한쪽 코막힘이나 한쪽 귀가 먹먹한 느낌이 오랫동안 지속된다.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거나 난청이 생긴다. 음식을 삼키는 것이 어려워 체중이 줄어든다. 갑자기 한쪽 귀에 물이 차는 삼출성 중이염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침샘암이 있으면 귀 주변이나 턱 밑에 혹이 만져진다. 안면 통증, 마비 증상도 호소한다. 최은창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갑자기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되거나 구강 궤양이 2주 넘게 이어지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CT, MRI 검사 통해 종합적으로 진단
두경부암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단층촬영(PET) 등을 통해 진단한다. CT는 전체적인 해부학적 구조와 뼈나 연골로 암이 얼마나 퍼졌는지를 확인하는 데 많이 활용된다. MRI는 연부 조직 구조와 종양의 범위를 확인하는 데 효과적이다. PET는 주로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MRI와 달리 CT, PET 검사를 하면 방사선에 노출된다. 방사선 노출로 인한 가장 큰 부작용은 유전자 변형 때문에 암이 생기는 것이다. 방사선량이 많을수록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방사선 피폭을 줄이는 것이 좋다. 두경부 CT 검사를 할 때 노출되는 2~10mSv(밀리시버트) 정도의 방사선량은 흉부 등 다른 촬영을 할 때보다 적다. 미국에서 방사선 작업 종사자의 연간 노출 한도로 제한하는 50mSv에 크게 못 미친다. 더욱이 의료진이 CT 검사를 해야 한다고 판단한 환자는 검사로 인한 부작용보다 검사를 해서 암을 제대로 찾았을 때의 이득이 훨씬 크다. 안심하고 검사받아야 한다.
두경부암으로 확인되면 암의 위치, 약에 대한 반응, 종양 세포 종류,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법을 정한다. 대개 이비인후과, 방사선종양학과, 혈액종양내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등의 의료진이 환자 맞춤형 치료법을 찾는 다학제 진료를 한다.
환자 75%는 술·담배 때문
미국암연구소는 두경부암 75%가 술과 담배 때문에 생긴다고 발표했다. 구강암, 구인두, 하인두, 후두에 생기는 암의 주요한 원인이다. 술과 담배를 함께하는 사람은 술이나 담배만 하는 사람보다 더 위험하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도 위험 요인이다. HPV 중 16번 바이러스는 편도나 혓바닥 등 구인두에 암을 일으킨다. 전체 두경부암의 20% 이상이 바이러스 때문에 생긴다. 어릴 때 통조림이나 염장식품을 많이 먹는 습관도 두경부암 위험을 높인다. 구강 건강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석면이나 합성섬유에 오래 노출되면 후두암 위험이 높아진다. 건설업에 종사하거나 섬유, 도자기, 목재를 다루는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은 후두암 위험이 높다. 나무나 니켈 먼지, 포름알데히드 노출도 부비동암이나 비강암 위험을 높인다. 청소업이나 세탁업에 종사하는 사람, 용접공, 설비업자, 금속 기술자 등도 두경부암 발생 위험이 높다.
예방 위해 금연하고 심한 음주 피해야
흡연자라도 금연한 지 6년이 지나면 암 발생 위험이 크게 떨어진다. 15년이 지나면 비흡연자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 두경부암 예방을 위해서는 담배를 끊어야 한다. 과음도 피해야 한다. HPV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예방백신을 맞는 것도 도움된다. 남녀 모두 HPV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권하는 이유다. 최 교수는 “휴대폰에서 나오는 전자파도 두경부암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며 “전자파 노출을 줄이기 위해 이어폰 활용을 권하기도 한다”고 했다. 구강을 청결히 유지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잘 발라야 한다. 목재, 금속, 가죽 등 제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일할 때 보호 마스크를 잘 착용해야 한다. 비타민A, B, C가 많이 든 채소와 과일을 섭취해야 한다.
두경부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다. 담배를 많이 피우고 술을 마시는 사람이라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따로 진료받는 것도 도움된다. 두경부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내시경으로 비인두, 하인두, 후두 등을 들여다보며 암이 생겼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스스로 목을 자주 만져보고 양치할 때 입속을 들여다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귀나 턱의 뼈 사이 움푹 파인 곳을 자주 만져봐야 한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대한두경부종양학회, 최은창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우홍균 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