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단일팀 북측 도명숙 "민족의 슬기와 용맹, 남김없이 떨쳤다"
남북 단일팀 사상 첫 스포츠 종합대회 메달 획득을 기뻐하는 데는 남과 북이 따로 없었다.

25일 인도네시아 팔렘방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여자 용선 200m에서 단일팀 동메달을 합작한 남북 선수들은 "서로 위해주며 고된 훈련을 이겨낸 결과"라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팀 주장을 맡은 김현희(26·부여군청)는 "솔직히 될지도 몰랐던 단일팀이 힘겹게 이뤄져서 훈련 열심히 했는데 동메달을 따서 너무 기쁘다"며 "금메달이 아닌 것은 아쉽지만 내일 500m에서 더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시안게임] 단일팀 북측 도명숙 "민족의 슬기와 용맹, 남김없이 떨쳤다"
레이스 도중 북을 치는 북재비인 북측 도명숙(26)은 "북과 남이 서로 만나서 20여 일 밖에 안 됐다"고 강조하며 "3등이 아쉬운 것도 많지만 분명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도명숙은 "남들 1년 준비할 때 우리는 기껏 20일이었다"며 "서로 마음과 뜻을 합쳐서 민족의 슬기와 용맹을 남김없이 떨친 결과"라고 자평했다.

시상식을 마친 뒤 아리랑을 합창하며 눈물을 흘린 김현희는 "좀 울컥했다"며 "안 울려고 했는데 한민족이라는 그런 것이 가슴 속에 있긴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도명숙도 그때 상황을 돌아보며 "뭐라 그럴까, 어쨌든 북과 남이 서로가 힘을 합쳤다는 긍지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장현정(20·한국체대)은 "아리랑을 들었을 때 많은 훈련 일정을 소화한 것이 벅찬 감정으로 올라왔다"고 기뻐했다.

장현정은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훈련하고, 또 자다가 일어나서 바로 훈련하는 식으로 하루 세 타임, 10시간 넘게 2주간 계속했다"고 힘들었던 여정을 설명하며 "최선을 다한 것이 지금 결실로 나왔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아시안게임] 단일팀 북측 도명숙 "민족의 슬기와 용맹, 남김없이 떨쳤다"
김현희 역시 "동생들이 조금 집중도 안 되는 시기가 있었지만 그래도 언니를 믿고 잘 따라줬다"며 "훈련 때 저희는 정말 피땀을 흘렸는데 그 결과가 오늘의 동메달"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도명숙은 "서로가 다 위해주고 서로가 마음을 합친 결과"라고 뿌듯해하며 "다음날 500m 레이스에서 보다 잘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