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서 중국 꺾고 은메달 확보…27일 대만과 결승
[아시안게임] 8년 만에 亞 정상탈환 나선 男양궁 "중국은 꼭 이기고 싶었죠"
아시안게임에서 8회 연속 정상을 놓지 않았던 남자 양궁 대표팀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 준결승에서 중국에 일격을 맞아 패권을 내줬다.

이후 칼을 갈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개인·단체를 제패한 남자 대표팀은 25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준결승에서 다시 만난 중국을 멋지게 꺾고 4년 전 패배를 설욕했다.

인천 대회에 이어 올해도 맏형으로 대표팀을 이끄는 오진혁(37·현대제철)은 "중국은 꼭 이기고 싶었다"며 "경기가 생각보다 잘 풀리지 않아서 약간 조바심이 생길 뻔도 했지만 동생들이 잘 해줘서 경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자 대표팀은 2012 런던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베테랑 오진혁과 세계랭킹 1위인 김우진(26·청주시청), 종합대회에 처음 나온 막내 이우석(21·국군체육부대)까지 신구 조화를 이루고 있다.

맏형과 막내는 띠동갑을 훌쩍 넘는 나이 차이지만 셋은 편하게 지내며 환상의 호흡을 과시한다.

이우석은 "형들이 먼저 다가와 주셔서 저도 편하게 지내고 있다"며 "단체전에선 특히 형들이 잘해주실 거라 믿었기 때문에 든든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인천 대회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오진혁은 내부 선발 점수에서 이우석과 김우진에게 밀려 이번엔 개인전에는 나서지 않고 단체전만 뛴다.

대회 전에 이미 개인전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오진혁이 예선에서 전체 1위를 해준 덕분에 그의 엔트리를 물려받은 후배들이 톱 시드에서 유리한 대진을 맞을 수 있게 됐다.
[아시안게임] 8년 만에 亞 정상탈환 나선 男양궁 "중국은 꼭 이기고 싶었죠"
단체전에서도 마지막 순서에서 든든하게 후배들을 다잡아줬다.

인도와의 8강에선 8점을 연이어 쏘기도 했던 오진혁은 "이번 대회 들어 생각만큼 경기가 안 풀려서 약간 부담을 가졌다"며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니 준결승에서 역효과가 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대회 초반 양궁의 예상치 못한 부진 이후 인터넷에서 '따끔한' 댓글들을 봤다는 그는 "그런 질타들 덕분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표팀은 오는 27일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8년 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김우진은 "아직 끝이 아니고 이뤄야할 게 더 많다"고 마음을 다잡았고 이우석도 "결승에 올라간 것이지 결승을 시작한 건 아니다.

결승에서도 형들을 믿고 잘 해나겠다"고 다짐했다.

단체전 결승 다음 날인 28일엔 김우진과 이우석이 개인전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이등병인 이우석에겐 금메달이 병역 문제와도 직결돼 있지만 김우진은 "그거야 (이우석) 자기 일이고, 전 제 일 해야죠"라며 이우석을 보고 웃었다.

이우석에게 "네 일이지 내 일 아니다"라고 웃으며 쐐기를 박은 김우진은 이내 진지하게 "우리는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지 다른 생각은 안 한다.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