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680명·은행 2천39명…한은·금감원 등 채용 돌입
성별·연령·학교차별 원천 금지…필기시험 신규 도입·강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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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직업적 안정성 측면에서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금융공기업과 시중은행의 하반기 공채 시즌이 시작됐다.

올 하반기 공채 규모는 지난해보다 다소 작은 2천700여명 선으로 역시 100대 1을 오르내리는 경쟁률을 뚫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채용절차엔 상당한 변화가 있다.

필기시험이 신규 도입됐거나 강화됐고 성별·연령·출신학교·출신지 등에 따른 차별은 원천 차단된다.

지난해 금융권 채용 비리 여파 이후 첫 대규모 채용인만큼 어느 때보다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꿈의 직장' 금융공기업·은행, 2700여명에 채용문 연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등 9개 금융공공기관과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은 올해 하반기 중 총 2천719명 이상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2천881명에 비하면 다소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채용 결과치가 계획보다 많은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올해 하반기 공채가 예상보다 많지 않은 것은 예년과 달리 금융권이 상반기에 공채를 일정 부분 진행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이들 15개 금융공기업·은행의 채용 인원은 1천24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6명 대비 3배 이상 많았다.

이를 모두 반영한 올해 연간 채용규모는 3천965명 이상으로 지난해 연간 채용인원인 3천267명과 비교해보면 약 700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하반기 채용을 권역별로 나눠보면 금융공기업이 680명, 은행이 2천39명 이상이다.
'꿈의 직장' 금융공기업·은행, 2700여명에 채용문 연다
금융공기업과 은행의 채용 인원 증가는 사실 회사 자체적인 인력상 수요보다 '괜찮은 직장'에 대한 수요 등 사회적 요구에 기인한 바 크다.

이런 점을 반영해 이들이 조직·예산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인원을 최대한 늘린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산업은행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1억961만원, 기업은행은 9천886만원에 달할 만큼 금융공기업의 보수는 높다.

원할 경우 정년을 채울 수 있어 '신의 직장'이라 불린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직원 보수는 평균 4천750만원에 달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억원에 육박한다.

직원들의 평균 재직기간도 15.6년으로 상당히 안정적이다.

금융공기업 중에선 한국은행이 가장 먼저 채용 일정을 밝힌 가운데 금감원과 주택금융공사 등이 뒤를 따랐다.

이들 금융공기업은 10월 20일에 일제히 필기시험을 치른다.

이른바 금융공기업 'A매치 데이'다.

국민은행이 600명을, 신한은행은 200명 이상을, 하나은행은 최대 500명을, NH농협은행은 150명 이상을 하반기에 채용할 예정이다.

현재 260명을 채용 중인 우리은행은 내달 중순께 다시 250명 상당의 채용 공고를 내기로 했다.
'꿈의 직장' 금융공기업·은행, 2700여명에 채용문 연다
올해는 지난해 금융권 채용비리 여파로 채용 전형 방법이 상당 부분 바뀌었다.

시중은행은 은행권 채용 모범규준을 자신들의 모집 요강에 그대로 옮겨 담았고, 금융공기업은 채용 모범규준보다 더 엄격한 공공기관 운영지침을 준수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학교명과 학업성적, 사진, 성별, 생년월일 등의 정보를 지원서 작성 시 아예 빼기로 했다.

블라인드 채용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채용 비리로 몸살을 앓았던 금감원은 채용 계획부터 합격자 결정까지 채용 전 과정에 대한 내부감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면접전형 채점 결과는 현장에서 전산화해 사후 개입을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시중은행들은 채용 모범규준에 따라 일제히 필기시험을 볼 예정이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의 직업기초능력평가와 경제 및 일반 지식 등이 주류를 이룬다.

채용 전 과정 또는 면접에 외부 전문가 다수를 참여시키는 방식이 일반화됐고 성별·연령·출신학교·출신지 등에 따른 차별도 엄격히 금지된다.

채용 비리의 온상이었던 임직원 추천제는 당연히 폐지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