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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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6개월 넘게 수감돼 있으면서 재계 서열 5위인 롯데의 올해 투자와 채용이 사실상 중단됐다.

2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는 최근 10년 동안 한 해 5조∼10조원가량 투자하고 한 해 평균 1만5천 명가량을 채용해 왔지만, 올해는 총수 부재로 투자와 채용 계획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13일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으며 법정 구속돼 구치소에 반년 넘게 수감돼 있다.

신 회장의 2심 판결은 오는 10월 초에 있을 예정이다.

신 회장의 수감 기간이 길어지면서 롯데는 총수가 판단을 내려야 하는 주요 투자와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최근 들어 해외사업과 국내외 인수합병(M&A) 등에 지속해서 투자하면서 덩치를 키우고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왔다.

최근 10년간 롯데그룹의 투자액을 보면 2009년 5조1천억원에서 2016년 10조4천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투자액이 7조원 안팎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롯데는 국내외에서 10여 건, 총 11조원 규모의 M&A를 검토했지만 모두 결정을 못 내려 포기하거나 연기하면서 한 건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투자액이 약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 사업은 신 회장 수감으로 투자 결정을 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해외 진출이나 신규사업 진출은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고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부재 상황에서 진행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라고 투자 지연 배경을 설명했다.

롯데는 투자뿐 아니라 올해 채용 계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롯데그룹 신입 공채(750명) 및 하계 인턴(400명)은 지난해 수준으로 채용했으나, 하반기는 아직 내부적으로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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