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경쟁법] '경제판사' 공정위원 전원 상임위원화… 기업·소비자단체 추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비상임 4인 '1급' 고위공무원급으로 상임화…기업·소비자단체가 추천
공정거래 사건 시효 최장 12년→7년 단축…피심인 방어권 법률에 명시 1심 법원의 판사 역할을 하는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위원 중 비상임위원 4명이 모두 상임으로 전환된다.
위원회 판결에 대한 외부 '입김'의 우려를 전면 차단하는 동시에 산업계·소비자단체 등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공정거래사건의 처분시효를 단축하는 등 공정위 조사권한의 재량을 축소하고, 피심인의 방어권 조항을 법률에 명시해 법 집행의 투명성도 강화한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의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는 비상임 공정위원을 모두 고위공무원 가급(1급)으로 상임위원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상임으로 전환되는 4명의 위원은 공무원이 아닌 대한변호사협회·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소비자단체협의회가 각각 추천하는 민간 전문가로 임명된다.
심의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의결 과정에서 산업계·소비자 등 다양한 계층의 이해관계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개정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면 현직 비상임위원은 법률 공포 후 1년 뒤까지만 직을 유지할 수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가장 대표적인 법정 단체를 찾고자 했다"면서 "비상임위원을 추천하는 직능단체를 늘리거나 복수로 추천을 받아서 판단하는 과정도 거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에 상정되는 사건을 심의하는 위원은 총 9명으로 위원장(장관급), 부위원장(차관급), 상임위원 3명 등 5명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비상임위원이다.
지금까지 비상임위원은 법학·경제학 전문가를 위원장이 복수로 제청해 대통령이 위촉하는 형식으로 임명됐다.
비상임위원이 대부분 경쟁법 관련 교수나 변호사로 채워진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공무원 외에 민간 전문가가 심의에 참여하면서 의결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책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비상임위원도 상임위원과 마찬가지로 전원회의와 소위원회에 상정된 사건 심의를 위해 방대한 양의 자료를 검토해야 하지만 본업에 밀려 사건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비상임위원으로 임명된 김상준 변호사는 51차례나 열린 소위원회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최근 공정위 비상임위원에 변호사가 잇달아 임명된 뒤 잡음이 불거진 점도 비상임제도 개선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올해 3월 비상임위원이 된 김봉석 변호사는 최근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특별검사 후보자에 이름을 올리도록 허락해 논란이 됐다.
특검직과 공정위 비상임위원직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김 변호사가 비상임위원직의 무게를 지나치게 간과한 처신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변호사들이 공정위 비상임위원직에서 퇴임한 뒤 이 경력을 사건 수임을 위한 도구로 악용한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공정거래법은 비상임위원이 속한 법인과 관련한 사건 심의·의결에 제척·기피·회피하는 조항을 규정하고 있지만, 퇴임 후에는 아무런 제한 규정이 없다.
한 비상임위원은 퇴직하자마자 공정위 사건 피심인이었던 효성 조현준 회장의 사건을 수임해 도덕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비상임위원을 전원 상임위원화하면,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제고할 수 있지만, 자칫 심의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건은 위원 간 합의를 어렵게 해 매년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공정위의 사건 처리 부담을 더욱 가중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전원회의 심의 사건 수를 축소하고 동시에 소위원회나 전결, 분쟁조정 등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사건의 처분시효를 최장 12년에서 7년으로 단축해 공정위의 조사권한이 자칫 남용될 수 있는 소지를 차단하는 내용도 담겼다.
현행법상 공정거래사건은 위반행위 종료일로부터 7년, 사건조사 개시일로부터 5년 내 처분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최장 12년까지 제재가 가능하다.
다만 담합 사건은 결정적인 증거 확보 등 사건 처리에 오랜 시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 현행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사무처의 심사보고서가 위원회에 상정된 이후에는 현장조사나 피심인의 진술 청취를 원칙적으로 하지 못하도록 했다.
기업들의 협조를 받아 이뤄지던 서면실태조사에 대한 법적 근거도 명확히 했고, 자료 미제출 등에 대한 과태료 부과 근거도 신설됐다.
고시 사항이던 변호인의 조력권 조항을 법률에 명시하고 심의 자료를 피심인이 열람·복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피심인의 방어권 보장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가 경쟁법 집행 과정에서 막강한 권한을 보유하는데 이 법이 투명·공정하게 집행되지 못하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서 "미흡한 절차 규정을 한국사회의 발전에 걸맞은 수준으로 개선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 사건 시효 최장 12년→7년 단축…피심인 방어권 법률에 명시 1심 법원의 판사 역할을 하는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위원 중 비상임위원 4명이 모두 상임으로 전환된다.
위원회 판결에 대한 외부 '입김'의 우려를 전면 차단하는 동시에 산업계·소비자단체 등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공정거래사건의 처분시효를 단축하는 등 공정위 조사권한의 재량을 축소하고, 피심인의 방어권 조항을 법률에 명시해 법 집행의 투명성도 강화한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의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는 비상임 공정위원을 모두 고위공무원 가급(1급)으로 상임위원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상임으로 전환되는 4명의 위원은 공무원이 아닌 대한변호사협회·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소비자단체협의회가 각각 추천하는 민간 전문가로 임명된다.
심의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의결 과정에서 산업계·소비자 등 다양한 계층의 이해관계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개정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면 현직 비상임위원은 법률 공포 후 1년 뒤까지만 직을 유지할 수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가장 대표적인 법정 단체를 찾고자 했다"면서 "비상임위원을 추천하는 직능단체를 늘리거나 복수로 추천을 받아서 판단하는 과정도 거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에 상정되는 사건을 심의하는 위원은 총 9명으로 위원장(장관급), 부위원장(차관급), 상임위원 3명 등 5명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비상임위원이다.
지금까지 비상임위원은 법학·경제학 전문가를 위원장이 복수로 제청해 대통령이 위촉하는 형식으로 임명됐다.
비상임위원이 대부분 경쟁법 관련 교수나 변호사로 채워진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공무원 외에 민간 전문가가 심의에 참여하면서 의결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책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비상임위원도 상임위원과 마찬가지로 전원회의와 소위원회에 상정된 사건 심의를 위해 방대한 양의 자료를 검토해야 하지만 본업에 밀려 사건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비상임위원으로 임명된 김상준 변호사는 51차례나 열린 소위원회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최근 공정위 비상임위원에 변호사가 잇달아 임명된 뒤 잡음이 불거진 점도 비상임제도 개선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올해 3월 비상임위원이 된 김봉석 변호사는 최근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특별검사 후보자에 이름을 올리도록 허락해 논란이 됐다.
특검직과 공정위 비상임위원직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김 변호사가 비상임위원직의 무게를 지나치게 간과한 처신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변호사들이 공정위 비상임위원직에서 퇴임한 뒤 이 경력을 사건 수임을 위한 도구로 악용한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공정거래법은 비상임위원이 속한 법인과 관련한 사건 심의·의결에 제척·기피·회피하는 조항을 규정하고 있지만, 퇴임 후에는 아무런 제한 규정이 없다.
한 비상임위원은 퇴직하자마자 공정위 사건 피심인이었던 효성 조현준 회장의 사건을 수임해 도덕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비상임위원을 전원 상임위원화하면,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제고할 수 있지만, 자칫 심의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건은 위원 간 합의를 어렵게 해 매년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공정위의 사건 처리 부담을 더욱 가중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전원회의 심의 사건 수를 축소하고 동시에 소위원회나 전결, 분쟁조정 등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사건의 처분시효를 최장 12년에서 7년으로 단축해 공정위의 조사권한이 자칫 남용될 수 있는 소지를 차단하는 내용도 담겼다.
현행법상 공정거래사건은 위반행위 종료일로부터 7년, 사건조사 개시일로부터 5년 내 처분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최장 12년까지 제재가 가능하다.
다만 담합 사건은 결정적인 증거 확보 등 사건 처리에 오랜 시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 현행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사무처의 심사보고서가 위원회에 상정된 이후에는 현장조사나 피심인의 진술 청취를 원칙적으로 하지 못하도록 했다.
기업들의 협조를 받아 이뤄지던 서면실태조사에 대한 법적 근거도 명확히 했고, 자료 미제출 등에 대한 과태료 부과 근거도 신설됐다.
고시 사항이던 변호인의 조력권 조항을 법률에 명시하고 심의 자료를 피심인이 열람·복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피심인의 방어권 보장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가 경쟁법 집행 과정에서 막강한 권한을 보유하는데 이 법이 투명·공정하게 집행되지 못하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서 "미흡한 절차 규정을 한국사회의 발전에 걸맞은 수준으로 개선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