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는 19종 규제 쏟아붓는 '규제 종합세트'

정부가 27일 서울 종로구 등 4개 구를 투기지역으로, 경기도 광명시와 하남시를 투기과열지구로 신규 편입하는 등 부동산 시장에 대한 고삐를 다시 잡았다.

이번에 투기지역 등으로 지정된 이들 지역은 오는 28일부터 대출이나 청약 등 각종 규제를 새로 받게 된다.

투기지역 등은 일부 지역을 권역으로 묶어 대출 요건이나 세제를 강화하거나 재건축 관련 규제를 가하는 규제 수단이다.

정부는 주택시장 과열 양상에 따라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등 순으로 지역을 규정하고 규제를 가하고 있다.

규제 내용을 보면 투기과열지구가 가장 규제 강도가 높고 종류도 많지만 투기지역은 투기과열지구에는 없는 대출 관련 규제가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투기과열지구 안에서도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곳은 다시 투기지역으로 지정함으로써 규제 강도를 높이는 식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종로구, 중구, 동대문구, 동작구 등 서울 4개 구를 투기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투기지역에서는 2건 이상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경우 만기 연장이 제한된다.

주담대 건수도 세대당 1건으로 제한되는데, 기존 주택을 2년 이내에 처분한다는 약정을 맺으면 예외를 허용한다.

임대사업자의 임대용 주택 취득 외 주택을 구입하는 목적으로 기업자금 대출을 신규로 받는 것이 금지된다.

투기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는 투기과열지구와 마찬가지로 40%다.

경기도 광명시와 하남시가 새로 편입된 투기과열지구는 재건축 등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중심으로 19개 규제가 동시에 적용되는 '규제 종합세트'로 불린다.

특히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가 강하다.

재건축 조합 설립인가 이후에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돼 아파트를 팔 수 없다.

재개발 사업도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에는 조합원의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다.

정비사업의 일반분양이나 조합원 분양에 당첨된 세대원은 지구 내 정비사업 분양분에 대한 재당첨이 5년간 금지된다.

아파트는 물론 100실 이상 오피스텔도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다.

3억원 이상 주택을 거래할 때에는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민간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에 대해서는 분양가가 공시된다.

투기과열지구는 2011년 12월, 투기지역은 2012년 5월 없어졌다가 작년 8·31 대책으로 부활했다.

조정대상지역은 재작년 11·3 대책을 통해 만들어졌다.

이 지역은 투기과열지구 규제 중 청약 관련 내용을 떼어내 적용하는 곳으로, 이번에 구리시와 안양시 동안구, 광교택지개발지구가 새로 들어갔고 부산시 기장군에서 일광면을 제외한 지역은 해제됐다.

이곳에서는 청약 1순위 자격이 청약통장 가입 후 2년이 지났으면서 납입횟수가 24회 이상인 경우 등으로 제한되고, 민영주택 재당첨이 될 수 없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가 중과되는 등 세제도 강화된다.

분양권 전매도 6개월부터 소유권 이전등기 때까지 금지된다.

다만, 정부는 조정대상지역 지정 공고 전에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한 경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나 분양권 전매 시 양도세율 50%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소득세법 등을 개정할 예정이다.

세 지역 규제 모두 각자의 지정 기준이 있다.

우선 크게 정량적 요건과 정성적 요건으로 구분되는데, 정량적 요건은 공통요건에다 선택요건으로 다시 나뉜다.

공통요건을 충족하면서 선택요건 중 하나를 만족하면 정량적으로 지정 대상이 되며, 여기에 다시 시장이 과열될 우려가 있는지를 따지는 정성적 평가를 거쳐 최종 선정하게 된다.

공통요건의 경우 투기지역은 '직전월 주택 가격 상승률이 전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30%보다 높은 곳'이다.

투기과열지구는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150% 이상 현저히 높은 지역'이다.

조정대상지역은 '직전월부터 소급해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한 지역'이다.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은 국토교통부가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서 지정하거나 해제하지만, 투기지역은 국토부가 기획재정부에 요청해 기재부가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를 열어 정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