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컴파운드 양궁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역사가 길지 않아 몇 안 되는 컴파운드 선수들이 모두 늦깎이라고 볼 수 있다.
아직 올림픽 정식종목이 아닌 컴파운드의 경우 우리나라가 미국, 유럽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역사도 짧고 저변도 턱없이 얕다.
초등학교 때부터 엘리트 체육으로 활을 드는 리커브 선수들과 달리 두 선수도 모두 고등학교 때부터 컴파운드 활을 잡았다.
김종호는 초등학교 때부터 리커브 선수로 활약하다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지도교사의 권유로 컴파운드로 전향했다.
컴파운드는 리커브와 달리 활 끝에 도르래가 달려 있고 망원렌즈를 포함한 조준기가 부착돼 있다.
화살도 비교적 직선으로 날아가서 리커브보다 평균 점수가 더 높은 편이지만 활을 다루기가 더 까다롭기도 하다.
김종호는 "리커브에서는 기대했던 만큼의 성적이 안 나왔다.
리커브와 컴파운드의 색깔이 다른데 컴파운드가 내게 더 잘 맞았다"고 했다.
소채원은 아예 고등학교 때부터 선수 생활을 했다.
'운동부'가 아닌 평범한 학생이었던 소채원은 중학교 때 방과 후 활동을 통해 리커브를 접했고 활의 매력에 빠져 뒤늦게 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초·중학교 때 운동을 하지 않은 선수가 고등학교 때부터 갑자기 선수 생활을 시작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 컴파운드부가 있는 서울여고에서 소채원을 받아줬다.
뒤늦게 컴파운드 활을 잡은 선수들은 빠르게 국제무대에서 리커브의 위상을 따라갔다.
월드컵 메달도 수집했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종호는 송윤수(23·현대모비스)와 함께 혼성전 금메달, 소채원은 단체전 동메달을 땄다.
김종호는 컴파운드가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치러진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도 국가대표 4명에 포함돼 예선을 치렀지만 내부 선발점수에서 4위를 하면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뛰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엔 대표팀 4명 중 당당히 1등을 해서 단체전과 혼성전에 모두 출전했다.
인천 대회 땐 막 선수 생활을 시작한 고등학생이었던 소채원은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꿈에 그렸던 시상대에 직접 설 수 있게 됐다.
비록 1점 차로 아쉽게 금메달은 놓쳤지만 컴파운드 불모지에서 일궈낸 귀중한 메달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