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소득주도성장 순기능도 나타나" vs 野 "즉각폐기·대국민 사과해야"
김동연, 장하성 경질 요구에 "책임져야 한다면 내가 지는 게 도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7일 2017회계연도 결산심사를 위한 정책질의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기조와 전날 교체된 통계청장의 인사 배경을 놓고 여야가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소득주도성장의 즉각 폐기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교체,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의 순기능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도시 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작년 2분기보다 9.2% 증가했는데, 그 핵심 원인은 근로소득이 11%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고 소득주도성장의 긍정 효과를 부각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은 "최근 빈부격차, 가계소득 격차 관련 통계를 갖고 양극화가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고령층이 늘면서 중산층보다 빈곤층 비중을 많이 둔 표본이 추출되면서 전체적인 통계 수치에서 빈부격차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이런 부분은 (정부가) 빠르게 대처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청와대는 취업자 수가 제대로 증가하지 않는 게 생산가능인구 감소 때문이라고 모든 핑계를 대는데, 실상은 사람을 필요로 하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죽어가서 그렇다"고 했고, 같은 당 성완종 의원은 "일본도 생산가능인구가 줄었는데 완전고용상태까지 가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건가"라고 반박했다.

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고용 참사 등을 거론, "과거 노무현 대통령에게 딱지 붙은 '경포대(경제 포기 대통령)' 이름이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경포대2'로 붙지 않으려면 경제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의 '경포대' 발언과 관련, 민주당 의원들이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모욕했다"며 유감을 표명한 데 이어 서로 상대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면서 한동안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소득주도성장이 일방적으로 잘못됐다거나 이 자체가 무오류라고 하는 극단적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세 가지 틀로 가려는 건 맞고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김 부총리는 장하성 실장의 경질을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라는 야당 의원의 요구에는 "지금 상황에서 책임져야 한다면 제가 지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예결위, '소득주도성장·통계청장 경질 논란' 공방
이날 회의에서는 황수경 통계청장이 취임 1년여 만에 교체된 것을 두고 야당에서 "정부가 통계까지 통제하려 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통계청장을 표본 논란으로 교체한 건지, 청와대 마음에 안 들어서 경질한 건지 국민이 궁금해한다"며 "통계가 마음에 안 들면 또 청장을 바꿀 거냐는 기사가 나오고, 통계는 과학인데 사람을 바꾼다고 통계가 바뀌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이 지난 5월 '소득 계층 간 분배가 악화됐다'는 통계청의 1분기 가계소득 동향 발표 후 '조사 표본'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사실을 거론, "그런 분이 통계청장이 됐기 때문에 강 청장이 있는 동안 나오는 자료를 국민이 신뢰 못 하게 됐다"며 "이번 인사는 대단히 잘못된 인사이며, 이 정부가 신뢰를 주려면 통계청장 스스로 거취를 다시 생각하는 게 맞다"고도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 역시 "2분기 가계소득 동향이 1분기에 비해 격차가 벌어졌는데 통계청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다시 (표본을) 재조정한다고 하면 누가 그 통계를 믿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가 통계의 첫 번째 원칙이 독립성이고 다음은 신뢰성이다.

통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바꾼다면 문제"라며 "왜 악화됐는지 분석하고 개선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김동연 부총리는 "통계청에서 전문성이나 사명감을 갖고 하는 것에 전혀 의심이 없다"며 "통계청은 자료를 해석하는 기관이 아니다"라고 엄호했다.
예결위, '소득주도성장·통계청장 경질 논란' 공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