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터키 관계, 리라 향배 결정"…시장, 佛·터키 재무장관 회동에 주목


길게는 아흐레나 되는 '희생절'(터키어, 쿠르반 바이람) 연휴 후 열린 터키 외환시장에서 리라화는 약세로 거래를 재개했다.

27일(현지시간) 오후 1시 현재 이스탄불 외환시장에서 터키리라화는 1 미 달러당 6.1833리라에 거래 중이다.

리라달러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약 3% 오른 수준이다.

긴 연휴 후 열린 이날 오전장에서 달러 당 리라는 5.9744∼6.1951 사이에서 움직였다.

투자자들은 각종 경제지표보다는 미국과 터키의 관계에 주목하며 신중한 모습이다.

리라화 약세의 근본 원인은 막대한 경상수지적자와 대외 부채이지만, 이달 초 시작된 급락사태는 미국인 목사 장기 구금을 놓고 양국 간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으며 비롯된 탓이다.
연휴 후 터키리라화 불안한 출발…시장, 두 '스트롱맨' 주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1일 앤드루 브런슨 목사의 인신 구속을 이유로 터키 장관 2명에 제재를 부과했으며, 10일에는 "터키와 관계가 좋지 않다"며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2배 관세 '폭탄'을 투하했다.

그 사이 미국 정부는 개발도상국에 무관세 혜택을 부여하는 '일반특혜관세제도(GSP)'에서 터키를 배제할지 검토한다고 압박했다.

리라화는 양국 간 관계가 악화하는 계기 때마다 급락을 거듭, 1달러당 5리라선과 6리라선이 잇달아 붕괴했다.

터키 일간 휘리예트의 분석에 따르면 올 들어 7개월간 리라화 하락 폭은 23%대인데, 그 후 17일 새 약 17%가 폭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조처에 나서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맞불 대응한다면 리라화는 언제든 다시 폭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서 22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터키가 브런슨 목사를 붙잡아 두는 것은 "큰 실수"라고 지적하면서 "터키가 바른 행동을 하지 않았기에 위기가 계속된다"며 압박했다.
연휴 후 터키리라화 불안한 출발…시장, 두 '스트롱맨' 주시
시장은 이날 리라화 움직임을 결정할 이벤트로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위 베라트 알바이라크 재무장관과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재무장관의 회동을 주시하고 있다.

외환 거래 중개업체 인테그랄의 애널리스트 세다 얄츤카야 외제르는 로이터통신에 "양국 간 긴장에서 비롯된 리라환율 변동성이 계속되는 양상"이라면서, 리라 불안의 여파로 다른 신흥국 통화도 달러에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