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바꾸고, 주 종목도 바꾼 박태건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더 큰 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말한다.
박태건은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에서 열리는 남자 200m 예선에 출전한다.
200m 결선은 29일 오후에 열린다.
박태건의 예전 이름은 박봉고다.
'박봉고'로 뛰던 시절 그는 한국 400m 최강자였다.
첫 아시안게임도 400m 선수로 치렀다.
박태건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400m 6위, 남자 1,600m 계주 2위에 올랐다.
2016년부터 200m에도 흥미를 느낀 그는 곧 한국 남자 200m 1위로 올라섰다.
이름도 바꿨다.
그는 2017년 11월 박봉고에서 박태건으로 개명했다.
"이름부터 빠른 차로 바꾸라"는 등의 댓글이 자주 달렸고, 이에 신경 쓰는 자신을 발견해서다.
박태건이란 이름으로 한국 기록까지 세웠다.
그는 6월 28일 강원도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72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승에서 20초40으로 레이스를 마쳤다.
1985년 자카르타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장재근이 기록한 20초41을 0.01초 앞당긴 한국신기록이다.
0.1초를 줄이는 데 33년이 걸렸다. 박태건은 "이제 속도를 더 높이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한국기록을 세우기 전부터 '20초20'이 적힌 전광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장면을 상상했다.
20초2대는 충분히 세울 수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한다"며 "20초41이 20초40이 될 때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계주 종목에서만 따낸 아시안게임 메달을 개인 종목에서도 따내고 싶은 마음도 크다.
박태건은 올 시즌 남자 200m 아시아 5위다.
세전예(중국)가 20초16으로 앞서갔고, 양춘한(대만)이 20초33, 이즈카 쇼타(일본)가 20초34, 거볘(중국)가 20초39로 뒤를 이었다.
박태건은 "내가 꿈꾸는 20초2대를 기록하면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가능하다"고 했다.
한국 육상이 남자 200m 금메달 리스트를 배출한 건, 1986년 서울 대회가 마지막이다.
당시 우승을 차지한 스프린터는 장재근이다.
장재근의 기록을 넘어선 박태건은 장재근 이후 사라진 아시안게임 200m 금메달리스트로 다시 태어나고자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