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쿠트 툰작 특별보고관, '환영' 성명…내달 인권이사회 제출

삼성전자가 최근 이른바 '반도체 백혈병' 분쟁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 제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한 데 대해 유엔이 환영 입장을 밝혔다.

28일 업계와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사이트 등에 따르면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바스쿠트 툰작 특별보고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삼성의 중재안 수용 결정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툰작 특별보고관은 "이번 결정은 글로벌 기업체로서 책임감을 인식하는 올바른 방향의 조처"라고 평가한 뒤 삼성이 피해자 보상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더 높은 수준의 노동자 보호 기준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다만 "이런 결정이 몇 년 전에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삼성을 비롯해 전자 분야의 다른 기업들이 글로벌 사업을 운영하면서 노동자 보호를 위해 더 노력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그는 "노동자의 권리는 (기본) 인권으로, 누구도 그들의 인권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면서 "기업들은 모든 생산 과정 등에서 이를 지킬 책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툰작 특별보고관은 2015년 방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백혈병 문제 해결 노력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인 뒤 이듬해 그 결과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 보고한 바 있다.

그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다음달로 예정된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가 내놓은 공개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피해자를 대변하는 시민단체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함에 무려 10년 이상 이어져 온 양측의 갈등이 일단락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은 다음달 말이나 10월 초에 발표될 예정"이라면서 "양측이 모두 수용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백혈병 논란은 종식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엔, 삼성 '반도체 백혈병' 중재 수용에 "올바른 방향"
/연합뉴스